아무도 모르는 기획 기법


확실히 회의실에서 생각하기보다는 물건을 보면서 생각하는 게 상상력도 넓어진다.

특히, 주택가를 달리거나 경쟁점을 보면 새로운 이미지나 아이디어가 솟는다.


언젠가부터 그런 이미지나 아이디어를 휴대전화에 메모하여 PC로 전송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마음에 드는 풍경이나 마음에 드는 가게 등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어제도 후타코타마가와로 달려가 이런저런 사진을 찍었다.

어제의 테마는 '후타코타마가와의 주말은 대부분 아이 동반'이었다.


그 메일에 다시 아이디어를 더하여 관계자에게 보내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을 사장실 직원에게 파워포인트로 만들게 하여

기획서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 메일은 일주일이면 100건 가까이 되어 기획력의 원천이 된다.


그 자리에서 1년 후의 기획을 하는 이유


회의가 끝나면 항상 담당자에게 반성과 동시에 내년도 기획을

당일 중에 바로 마무리 짓도록 지도한다.


이유는 실제로 1일 이벤트를 하면 고객의 반응을 잘 살펴볼 수 있어

그 자리에서 다양한 반성과 아이디어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실수한 일은 내년에 다시 실수하지 않고 잘한 일은 내년에 더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액션이 떠오른다.


기획이 정보 조합의 산물이라면 정보가 가장 많은 당일에 내년도 기획을 하는게 맞는 일이다.

일 년이 지난 후 무엇을 할까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편이 기획의 질을 높인다.


회의가 끝나면 즉시 모든 감상문을 훑어본 후 느낀 바를 엑셀에 입력하고 분류하여

내년도 기획을 정리한다.


어떻게 따라 할 것인가


북카페는 마스다가 고객의 기분으로

'경치 좋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 읽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면 멋지겠다' 라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한편, 뭔가 돈 되는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북카페를 찾아내어

똑같이 따라 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일이 잘 안되면

'고객의 시선에서 더 멋진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

개선을 시도하지만, 후자처럼 단순히 따라만 하는 회사는

'왜 잘 되지 않을까?'

'왜 돈이 벌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개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집념이 있으면 길은 열린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단지 흉내만 내어 돈을 벌려는 사람 앞에서 길은 열리지 않는다.


가게는 손님을 위해 있고

돈벌이는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선인의 가르침을

다이칸야마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떠올렸다.


혼은 디테일에 머문다


아무리 멋진 경영 계획과 경영전략, 풍족한 자금이 있어도

제품을 적당히 만들면 팔리지 않고 고객의 신용을 잃는다.


오늘 새롭게 만드는 가시와노하 티사이트의 현장 확인 차,

다른 프로젝트 멤버도 공부를 겸해 버스로 현장에 갔다.


이 물건은 다이칸야마를 본 토지개발업자가 똑같은 것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했던 것이 계기로,

다이칸야마를 설계한 클라인 다이섬에게 의뢰하여 내년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현장은 다이칸야마를 만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통행인은 거의 제로.


역에서도 500미터나 떨어져 있다.


정말 가고 싶은 장소로 만들지 않으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장소.


하지만 티사이트에 관여한 멤버들은 성공 체험을 했기 때문에

만들면 손님이 올 거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만들면 손님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게 생기면 반드시 손님은 온다.

와도 손해 보지 않는다.

아니 오지 않으면 손해가 된다고 생각할 만큼의 기획이 필요하다.


오늘 프로젝트 멤버의 설명을 듣고는

아직 손님의 지지를 받을 만한 기획까지는 되어 있지 않다고 느꼈다.


특히 멤버의 이미지에

1센티미터 단위의 장면이 보이지 않고 있음에 불안을 느꼈다.


디자이너가 만든 도면을 받아

뭔가 좋은 공간이 생길 거라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매장은 생기지 않는다.


마음이 담긴 접객과, 정성껏 마련하여 손님에게 내놓는 맛있는 요리처럼

다른 곳에는 없는 진심 어린 환대를 하지 못하면 손님은 몇 번씩 오려고 하지 않는다.


안 오면 손해일 정도의 기획을

1센티미터 단위로 쌓아 올리지 않으면

일부러 찾아와주는 공간이 될 수 없다.


책임을 다한다는 것


또 한 가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처럼 큰 회사가 되기 전에

미국 MS 공장을 견학하러 갔을 때의 풍경이다.


5,000평 정도의 단층 공장이었는데,

일하는 사람은 남미계의 젊은 여성뿐이었지만 청소와 정리정돈이

구석구석까지 미쳐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이렇게 철저히 청소를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안내를 해주던 MS 담당자가 바닥을 보라고 해서

바닥을 살펴보니 5,000평 바닥에 바둑판 눈 같은 선이 살짝 그어져 있고

모든 바둑판 눈의 오른쪽 구석에 이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것은 '내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집단은

몇 명이 있어도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지만,

5,000평의 넓은 바닥도 자신이 담당할 공간이 정해져 있고

그것이 명시되어 있으면 철저히 자신의 시간을 사용하여

책임을 다한다는 인간의 행동심리에서

아무리 넓은 바닥이라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감동했었다.


그 일로 큰 집단에서 일을 할 때의

매니지먼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즉시 에비스 21층의 컴퓨터실 관리 책임자를

명확히 정하여 표기하라고 회의 중에 지시했다.


좋은가, 나쁜가, 깨끗한가, 깨끗하지 않은가


마스다는 세계 최고의 기획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어


프레젠테이션 할 자료에 관해

프로젝트의 조도와 초점, 음을 사용할 때는 그 음의 크기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왜냐하면 '세계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그런 의식이 없는 사람은

마스다가 주의를 줘도

왜 프로젝트의 조도와 초점에 까다롭게 굴고

화를 내는지 몰라 매번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결국 기준이란,

개인이나 팀 그리고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회사의 가치가 아닐까.


정리정돈의 중요성


정리란 필요 없는 것을 버리는 것.


필요없는 자료나 필요 없는 책이 있으면

필요한 정보를 바로 꺼낼 수 없다.


사무실도 어수선해져 기분 좋게 일할 수 없다.


이런 것은 사실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일.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너덜너덜한 편지나 잡지 같은

얼핏 쓰레기로 보이는 것도


회사에 무척 중요한 자료이거나

누군가에게는 보물 같은 편지일 수 있으니까.


그래서 사무실 정리는

웬만해선 아르바이트생이나 일반사원을 할 수 없다.


중요한지 어떤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정돈은

리더가 함께해야만 가능하다.


선택하고 있는 것 같아도 실은 선택당하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마스다가 직접 하던 시절에 생각했던 것.


신입사원의 면접이란,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을

대단한 사람이 뽑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반대다.


신입사원은 여러 회사를 방문하여

자신의 인생을 걸 회사를 고르고 있다.


회사가 선택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선택을 당하고 있다.


선택을 당하는 회사가 아니면

좋은 사람은 들어오지 않는다.


단순히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취업을 하려는 사람은 들어오지 않기 바란다.


오늘도 한 프로젝트에서 디자이너를 뽑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분명 지금 CCC가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응모를 할 것이다.


디자이너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며,

다이칸야마와 후타코타마가와 매장을 보고 멋대로 상상을 펼친다.


하지만 잘나가는 디자이너는 바빠서,

그들이야말로 회사나 클라이언트를 고르고 있다.


따라서 그들에게 선택당할 만한 제의 방식이나 공모 준비가 필요한데


어떤 디자이너를 뽑을지

디자이너의 역량을 비교하다가 회의는 끝나버린다.


반드시 우수한 사람이나 훌륭한 디자이너에게

선택받는 회사가 되어야 하는데.


오늘 점심에 음악 비즈니스에 관한 조언을 받고자

유명 아티스트의 소속사 사장, 음반 회사 사장,

정말 유명한 음악 프로듀서 분들에게 모임을 청했다.


음악의 미래에 관해 의논하고 싶다고 했더니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주었다.


이것도 그들에게 선택받은 결과다.


CCC에 매력이 없다면

아무도 돈벌이가 되지 않을 법한

회의에 나와주지 않는다.


선택받는 노력.

즉시 진심을 담아

오늘 참석해준 분들에게 감사 편지를 썼다.


기한의 이익을 잃지 마라


최근 사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


사내에서나 사외에서나

다양한 이벤트와 점포 기획을 하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담당자는 혼자서 정보를 껴안기 쉽다.


번듯한 형태로 만들어 발표하려고 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발표 직전까지 아웃풋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회의 전 자료 배포나

인사 관련 이벤트 안내도 '직전'이 될 때가 많다.


그 원인은 상대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 입장이 되면

'빨리' 이벤트나 기획 안내를 받아

생각할 시간이나 검토할 시간을 원하면서

정작 본인은 그런 배려 없이 '직전'에야 알린다.


기획을 시작하고서

관계자에게 연락하기까지 2주 동안의 시간이 있다면,

절반인 1주는 스스로 생각해도 되지만

적어도 똑같은 시간을 상대에게도 줘야 한다.


그런데 2주를 꽉 채워 혼자 정보를 껴안고 있다가

당일에 상대에게 정보를 던진다.


이러한 행동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은 물론,

자신이 아웃풋할 기획이나 이벤트의 프레젠테이션에 관해

주위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하는 에고의 결과다.


주위 사람은 '기한의 이익'을 잃고

결국 희생자가 된다.


이런 일은 사내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과의 사이에도 일어나기 쉽다.


파티나 이벤트를 기획하여

고객을 초대하고 싶다면,


기획 내용 그 자체보다

미리 스케줄을 비워둘 수 있도록 연락을 취한 다음

기획을 하면 될 텐데

기획이 정리될 때까지 고객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 결과 고객은 모처럼의 좋은 기회를

선약에 의해 잃게 되는 불이익이 발생한다.                                                                            


미리 말했더라면 올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처럼 미리 말해두면 잃지 않았을 이익을

'기한의 이익'이라고 하는데,

이 기한의 이익은 항상 담당자의 에고에 의해 잃게 된다.


더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는 문화를 뿌리내려야만 한다고,

매일같이 생각하는 요즘이다.


고객이 말하는 것을 듣지 마라,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


마스다는 항상

좋은 이야기일 때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절체절명의 때야말로 힘이 들어간다.


영업으로 말하자면,

제안한 내용에 'No'라는 대답을 들은 시점부터

스위치가 켜진다.


어떤 회사의 사장이든 역시 상대를 생각해서

타인의 이야기를 웃는 얼굴로 들어준다.


그것은 내용이 좋아서라기보다 상대가 불쾌하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다.


그런 의미에서는, 진심이 아니다.


상대에게 'No'라고 말할 때가 진심이다.


마스다는 여기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왜 'No'인가?

상대에게 가치 있는 제안을 새롭게 생각할 수 없을까.


가치 있는 제안을 생각할 수 있어

그 제안 내용이 상대에게 전해진다면


답은 'YES'밖에 없지 않을까.


필사적으로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기획을 생각한다.


'No'라는 말을 듣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생각한다.


CCC가 기획회사로 살아가려면 이 길밖에 없다.


상대가 말하는 것을 듣지 않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될 뿐이다.


위화감의 의미


"위화감을 소중히 합시다."


얼마 전에 어느 물건의 건축 설계 공모에서

프레젠테이션 중에 건축가가 했던 말이다.


새 자동차의 디자인은 위화감이 들 때가 많다.


일본의 독자적 휴대전화인 갈라파고스 휴대전화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에게

스마트폰은 위화감이 있었다.


자동차에 모터를 달고

달리는 것도 위화감.


네일살롱이 처음 생겼을 때도

위화감이 있었을 것이다.


위화감이란

자신의 이해 영역을 넘은

물건이나 일에 대해 느끼는 감각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새로운 것에는 항상 위화감을 느낀다.


반대로,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 생활이나 일은

진보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성공한 기업은

처음에는 세상에 위화감을 갖게 하지만

결국 받아들여져


위화감을 불식하고

세상에 정착시켰다.


오히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위화감이 있는 일을 피하게 되어

진보가 멈춘다.


그래서 그 건축가는

성공한 클라이언트에게 

"위화감을 소중히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다이칸야마에 츠타야 서점을 만들었을 때도 나의 감각을 떨쳐버리지 않으면

안 될 만큼 하루하루가 위화감의 연속이었다.


이해도 안 되고 일의 순서도 짤 수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고객을 감동시키는

좋은 공간이 생겼다고 지금에야 생각한다.


위화감이 있다고 피했더라면

실현하지 못했을 고객가치.


기획을 한다는 것은 위화감을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열심히,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시간이 걸려 좋은 일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에게도 통하는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만으로

팀을 짠다면 좋은 일은 할 수 없다.


지금 후타코타마가와의 기획 프로젝트에서는

위화감의 연속.


그 위화감을 버리려 애쓰는 매일이다.


사람을 믿는 사람


오랜만에 미디어 취재를 받았다.


마스다가 이야기했던 것은

"기획회사가 제안하는 기획은 클라이언트인 고객의 이해 영역 밖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받지 못하면 팔 수 없다.

이해받는 과정의 기획은 가치가 없다.

이렇듯 기획을 파는 일은 간단하고도 어렵다.


마스다는 창업 이래,

기획의 판매 방식을 모색해왔다.


마스다가 익힌 판매 방식은 실적을 내어 숫자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하거나,

강연을 하여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영업을 하거나,

인간 그 자체나 회사를 신용하여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왔다.


신용을 얻지 못하면 기획을 검토해주지 않고

맞붙지 않으면 성과도 없다.


하지만 30년 영업을 통해 신용을 얻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신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을 신용할 수 없거나 좋아하지 않으면

오랜 기간 같은 사람에게 영업을 할 수도 없고,

노력도 할 수 없다.


이 사람에게 꼭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할 수 있으니까,

감사받는 날이 올 거나 생각할 수 있으니까, 노력할 수 있다.

                                                                                                                                                                                                                                                                        


'세계 최초'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창업 초기에 TSUTAYA 매장의 영업 활동은 DVD, CD의 대여가 중심축이었다. 그래서 대여가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대여가 '고객의 소유'라는 개념을 확대시켜주는 서비스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상이나 음악 소프트는 의식주와 달리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요소가 아니다. 즉 항상 주변에 있어야만 생활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유하고 싶은 기회는 반드시 존재한다. 고객을 대신해서 '있으면 좋겠지만 매순간 필요한 것은 아닌 특수한 상품'을 소장해두는 곳. 이것이 바로 대여 매장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러한 본질에서 심야 영업이 시작된 것이다. TSUTAYA가 고객의 소유를 대행하는 곳이라면 영업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고객의 소유 개념이 확대되는 것과 직결된다.

단순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의도에서 탄생된 기획은 반드시 실패한다. '새로운 업태'혹은 '새로운 발상'처럼 듣기 좋은 말에는 은폐된 위험성이 잠재되어 있다. 즉 고객의 눈에 기획자의 억지 논리가 보이지 않도록 숨겨져 있다. 대부분의 경우 매장의 입장과 고객의 입장 사이에는 격차가 존잰한다. 정반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에 매장 측은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하여 고객에게 발생한 불이익과 불편함이 자신들의 잘못으로 초래됐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한다.

"이것은 세계 최초의 시도입니다."라는 말의 이면에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라 다소 당황스러운 점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라는 변명이 존재한다. 그러나 고객은 특별히 새로운 서비스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느끼기에 쾌적하고 높은 가치의 서비스를 원할 뿐이다. 새로운 서비스든, 오래된 서비스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앟는다. 그렇지 않다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전통 여관이 해외의 유명 호텔과 어떻게 어개를 나란히 하며 인기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고객의 욕구를 '새롭다'는 면죄부를 이용해 무시한다면 고객은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그런 기획은 잠시 동안 고객의 관심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머지않아 고객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획은 늘 회의실 안에서 탄생된다.


'고객가치'의 미러이미지


'고객가치의 창조'라는 주제를 잊지 않는 것. 이는 큰 성공의 길에 도달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즉 이 주제는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되는 '나침반'과 같다. 이 나침반의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열정을 쏟아도 요점에서 빗나가게 되고, 쳇바퀴만 돌리게 된다.

또한 '고객가치'를 생각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고객가치에는 두 가지의 의미, 두 가지의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하나는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 자체가 갖는 가치'다.

그렇다. 기업에게 고객은 고유 가치를 지닌 재산이다. 이는 명확한 사실이다. 고객을 능가할 만한 자산은 그 어디에도 없다. '고객'이라는 재산은 기업이 곤경에 처했을 때만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기업 활동도 실은 고객이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고정 고객이 있으면 매출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불평조차 기업에게는 소중한 정보가 된다. 각 기업이 서로 경쟁하듯 자사 카드를 발행하는 것도 '고객'이라는 재산을 손에 넣으려는 의도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재산이 갖고 싶다는' 상술로 카드를 찍어낸들, 시쳇말로 요즘 소비자들에게는 잘 먹히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앞장에서 서술한 바 있다. 기업이 원하는 대로 조정당할 만큼 요즘 소비자들은 어수룩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객가치'의 양면성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와 '고객 자체가 갖는 가치'에 대해서 말이다. 이 두 가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신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미러이미지, 즉 하나의 존재가 갖는 두 측면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 고객을 얻고 싶다면, 기업은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것을 창조하고 제공해야 한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에게 뭔가를 받고 싶다면 자신이 먼저 뭔가를 내밀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저 거울 앞에 서서 막연하게 기다린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은 아무 것도 주지 않을 테니까.

특히 현대 사회에서 고객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다. 나중에 자세히 서술하겠지만, 인터넷의 발달은 고객에게 스스로 정보를 편집하고 발신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인터넷 사회에서 고객은 기업의 이점을 널리 알리는 응원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결점을 파헤치는 비평가이기도 하다. 이처럼 기업의 재산으로서 고객의 가치는 이전과 다르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앞에서 언급한 미러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고객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서비스도 고도화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축이란, 곧 미디어다!


"기획을 세울 때는 철저히 심플하게 생각한다." 이는 기획을 세우는 데에 중요한 방법론 중의 하나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다양한 요소가 서로 얽혀잇다. 그런데 이런 요소 하나하나에 얽매여 있으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 한 번은 불필요한 군살처럼 달라붙은 현실적이면서도 사소한 요소를 도려내고, 직관력을 통해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기획을 세우는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업에 관해서 생각할 때도 그렇다. 나는 사업에는 두 가지 요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고객이고, 다른 하나는 상품이다.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다. 나머지는 지엽말절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기획을 세울 때 1)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인가? 2) 그 고객을 위해서 어떤 상품을 준비할 것인가? 3) 어떤 방법으로 그 고객과 상품을 서로 연결시킬 것인가? 이 세 가지 사항만 신중하게 고려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이칸야마 프로젝트가 어떤 상품을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논하기 전에, 우선 매장 건물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곘다. 건축물의 콘셉트는 어떻게 결정됐고, 그것을 구체화할 건축가는 어떻게 선정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에 나는 다이칸야마 프로젝트의 건축 이미지로 '집'을 떠올렸다. 매장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집을 상상한 것이다. 편안하면서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장소 말이다. 즉 있고 싶은 만큼 있을 수 있는, 더 나아가 있고 싶어지는 공간을 떠올렸다. 이 발상은 '프리미어 에이지를 고객으로 설정'함을 전제로 삼는다. 그래서 나는 "프리미어 에이지가 오고 싶도록 만드는 장소는 어디일까?" 하고 고민했다. 그 결과, 서로 분리된 사람과 정보가 바삐 오가는 매장이 아니라, "유유자적하게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질 수 있는 집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나는 이러한 생각에 기초하여 집의 이미지를 건축물로 구체화하는 방법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건축 경연 대회를 통해서 파트너 건축가를 선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까지 TSUTAYA는 건축 경연 대회를 도입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시부야역 앞에 대규모 건물을 지었을 때도, 롯폰기 힐즈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했을 때도, 미리 정해둔 건축가와 함께 작업했다. 내가 생각한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건축가에게 전달하면 건축가는 전문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건물을 완성했다. 그런데 이번 다이칸야마 프로젝트만큼은 기존의 방법론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프로젝트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집'이 집으로서 그 기능을 다할 때는 구성원과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확보될 때다. 또한 다이칸야마 프로젝트가 달성해야 할 목표는 프리미어 에이지가 모이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곳은 프리미어 에이지와 같은 매력적인 사람들이 스스로 '발전기'가 되어 젊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자력을 발산하는 장소여야 한다. 단순히 상품을 진열해 두면 사람들이 찾아와서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하는 매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질의 공간이어야 한다. 이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관점이 없으면 절대로 창조해낼 수 없다.


방송국 소재지와 시청률의 특이한 상관관계


전 세계의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전달되고, 동시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현실적인 거리는 별 의미가 없다. 분명히 이런 발상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획은 어디가지나 고객이 피부로 느기는 감각과 공감에서 시작된다. 실제 고객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에 사무실을 두면 '머릿속'에서 이뤄지는 사고의 레벨은 유지되어도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은 둔해지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사무실에서 탄생된 기획은, 즉 모니터가 나열된 회의실에서 짜낸 기획처럼 질이 떨어질 수박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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