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노릴 필요 없다, 10%만 공략하라


- '노 마케팅'의 마케팅으로 성공하다 : 팹스트 블루 리본


특명 : 맥주가 이야깃거리가 되게 하라


먼저 닐과 나는 어떻게 이 브랜드를 이야깃거리로 만들지 생각하다가 흥미로운 이벤트를 기획하는 사람들을 후원하기로 했다. 젊은이들이 자전거 메신저 경주를 벌인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냈고 행사에서 쓸 수 있는 표지판을 제공하곤 했다. 또한 스케이팅 파티, 저글링 대회, 미술관 개관식 등 다양한 행사에 맥주와 모자를 가져갔다. 여섯 개들이 밴드에 협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후원을 받는 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달라고 반대 급부를 바라거나 일정 수의 참석자를 확보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건만 나눠 주고 나온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 젊은이들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맥주 혹은 그들이 빠져 있는 대상에 대해 흥미로운 대화가 오갔다.

이런 방식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결했다. "팹스트 블루 리본은 당신이 멋지다고 생각하며 계속 당신이 이렇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아하는 브랜드의 인정은 강력한 힘이 도리 수 있다. 그 브랜드가 아무런 보답도 요구하지 않을 때 이는 훨씬 더 강력해진다.

팹스트 블루 리본은 차츰 '쌈박한' 맥주가 돼갔다. 느리지만 분명하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새로운 힙스터족들 사이에서 팹스트 블루 리본에 대한 애정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런 마케팅 방식이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우리가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타깃 고객들에게 팹스트 블루 리본은 개성과 창의성을 진심을 다해 후원하는 정직하고 꾸밈없는 맥주 브랜드로 다가갔다. 젊은이들은 팹스트 블루 리본을 강력하게 지지했고, 덕분에 제조사는 발생한 수익을 가만히 앉아서 편안히 거둬들이고 있다.

사람들의 대화에서 브랜드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모든 브랜드는 자신만의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는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 그러니 마케팅 담당자가 해야 할 일은 그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일이다.


- 숨은 인플루언서를 찾아내는 두 가지 방법


하나, 통하는 미끼를 내보여라

다시 하와이로 돌아가보자. 내가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을 때, 현지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얼린 콩 한 봉지를 들고 첨벙거리며 물속으로 들어왔다. '저 콩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윽고 깜짝 놀랐다. 남자가 물속에서 콩을 흩뿌리자 300마리는 되어 보이는 물고기들이 눈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호기심에 이끌려 콩을 확인해 보려고 암초들 사이에서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그림을 상상해 보라.

인플루언서들도 물고기와 같다. 그들은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면서 콩 대신 함께 나눌 새로운 대상을 늘 찾아다닌다. 이들을 낚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진정성 있고 새로우면서도 멋진 그 무엇, 다시 말해 남들에게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무엇을 말이다. 물론 여기서 미끼는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알맞은 이야기를 찾아내 인플루언서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게 미끼를 던지는 요령이다.

이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미끼를 사용할 때 '생각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가구 회사를 경영하고 있으며, 빼어난 디자인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디자인 목록에 포함된 유아용 식탁 의자를 만든다고 가정하자. 당신의 회사는 매우 헌신적인 추종자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어린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 당신의 의자에 대해 들어봤다. 이제 회사의 75번째 창립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기에, 당신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이에 대해 온 세상에 알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당신의 직원들과 당신 회사의 이름을 따서 자기 자녀의 이름을 지은 열성 추종자 20명을 제외하면, 아무도 여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사실 위의 사람들을 빼고는 다음과 같은 것들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당신 회사의 창립 기념일, 당신의 회사가 대대로 물려오는 가업이라는 사실, 할아버지가 75년 전 이 회사를 창업한 것을 당신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등 말이다.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그들의 울타리 안에서 아주 중요한 것들에 대해 말하길 원하지만, 울타리 밖의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다. 당신에게 중요하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인플루언서들에게 통하는 미끼는 이런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당신 회사의 유아용 식탁 의자를 사용한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더 빨리 성인용 의자에 앉아서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하자. 이것은 콕 집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깃거리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흥미를 느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과연 내 브랜드의 '어떤 점'이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할까?

아까 말한 물고기와 콩 이야기에서, 실제로 모든 물고기가 냉동 콩을 먹은 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물고기도 있었지만 어떤 것들은 다가와 조금 맛을 보고는 자기 볼 일을 보러 갔다. 또 어떤 것들은 한 번 힐끗 쳐다보며 그냥 지나가 버렸다.

어떤 브랜드가 아주 흥미로운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인플루언서들이 관심을 갖진 않는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모든 부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란 없다. 대부분의 인플루언서는 최대 3~5개 정도의 부문에 영향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알맞은 물고기를 찾아 최적의 미끼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둘, 물고기가 있는 곳을 공략하라

맨해튼의 세포라 매장에서 자동차 경주의 열성 팬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당신이 잡고자 하는 물고기가 자주 출몰하는 곳에 미끼를 던져야 한다는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은 비슷한 흥미를 가진 이들끼리 모이는 성향이 있다. 그리고 이 성향이 아주 잘 드러나는 공간이 바로 커뮤니티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는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지역의 학부모 모임 등 공동체의 일부가 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행동들이 그대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를 몸소 체험하고 싶다면 생긴 지 오래된 커뮤니티에 들어가 그곳 터줏대감들과 교류를 시작해봘. 어떤 사람들은 당신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몇 가지 질문을 던질테고, 그 주제에 대한 당신의 지식과 진정한 관심을 보고서야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당신이 아는 것이 많다고 판단하면 당신에게도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다음에는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고 당신에게 추가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런 커뮤니티들은 좋든 싫든 얼굴을 마주보며 상호작용하는 공동체의 모든 면모를 담고 있다. 인간의 모든 아름다움과 저속함을 여기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는 '진정성'이라는 멋진 존재가 따라다닌다.

반면 페이스북의 브랜드 페이지는 대개 진정한 교류를 할 만큼 친밀하지 않다. 확실히 브랜드 페이지와 팬 페이지는 특정 목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며, 일부는 열정적인 사람들의 활기찬 모임 장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커뮤니티들은 브랜드 제조사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명확하다. 방문자들로 하여금 무엇을 좋아하게 만들거나 특정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려는 시도가 뻔히 보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기는 힘들다. 페이스북 브랜드 페이지에 방문할 때면 무언가 구매하도록 유도당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되므로 사람들의 경계심은 강화되기 마련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 '디지털 대 아날로그'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진정한 관심인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다. 기업은 항상 무언가 팔기를 원한다. 따라서 브랜드 페이지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하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다르다.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단 한 가지는 그들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대상에 대한 살아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인플루언서들은 진정한 열정과 아닌 것의 차이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판을 깔아주는 것'

일단 원하는 인플루언서들을 붙잡았다면 이제 그들과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박제로 만들어 벽에다 걸어 놓으려고 그들을 잡은 것은 아닐 것이다. 당신이 바라는 것은 인플루언서들이 당신의 미끼를 가지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돌아가 그것을 퍼뜨리는 것이다. 그러니 강력한 입소문 효과를 얻고 싶다면 그들이 계속 다시 찾아오도록 '판을 깔아주기만' 하면 된다.

물고기들이 먹이가 풍부한 장소로 계속 돌아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 끊임없이 흥미롭고 공유할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인플루언서들은 다시 당신을 찾아오게 되어 있다. 그러니 지속적으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라. 그러면 그들은 계속 돌아올 것이다.

이때 당신이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인플루언서들을 쫓아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당신에게 그들의 정체성을 증명하고 싶은 욕망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가능한 한 그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상품이나 브랜드에 관한 이야깃거리를 퍼뜨리는 방법이다.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해야할 것은 알맞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과 그 이야기를 던져 줄 알맞은 장소를 물색하는 일이다. 이 두 가지면 충분하다.


마케터라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라

때때로 반짝이고 빛나는 것은 가장 좋은 미끼가 된다고 낚시꾼들은 말한다. 입소문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2009년, 피즈는 주로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알려진 수십 년 된 탄산음료 브랜드에 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 브랜드는 영화 찰영장에 있는 마릴린 먼로에게 배달됐을 만큼 오랜 전통을 지녔다는 사실 외에도, 오직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과 천연 원료만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유명했다.

우리가 사용하기로 선택한 미끼는 


프로가 알려주는 팁 : 마케터라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라

때때로 반짝이고 빛나는 것은 가장 좋은 미끼가 된다고 낚시꾼들은 말한다. 입소문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2009년, 피즈는 주로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알려진 수십 년 된 탄산음료 브랜드에 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 브랜드는 영화 촬영장에 있는 마릴린 먼로에게 배달됐을 만큼 오랜 전통을 지녔다는 사실 외에도, 오직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과 천연 원료만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유명했다.

우리가 사용하기로 선택한 미끼는 흔히 '폭스바겐 씽'이라고 알려져 있는 폭스바겐 181이었다. 이 모델은 길거리에서는 더 이상 보기 힘들지만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량이기도 하다. 특이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차량 전체가 방수 처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변의 하루 해가 저물 무렵, 호스를 이용해 내부를 씻어내고 밤 사이 마르게 내버려두면 그만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폭스바겐 181을 한 대 구해 이 브랜드의 탄산음료 상자를 차 안에 차곡차곡 싣고, 회사 로고를 차체에 멋지게 붙인 채 이 해변 저 해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다가와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더니 마침내 우리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저 탄산음료 스티커는 뭐예요?"

브랜드와 관련된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우리는 매일 15 ~ 20개 정도의 해변 이름이 적혀 있는 목록을 든 채 이 차를 타고 돌아다녔다. 대개는 목표의 절반가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 50 ~ 60명 정도의 인파가 차량도 구경하고 탄산음료도 공짜로 받을 겸 줄을 섰다. 우리는 '정지 신호에 걸렸을 때는 사람들과 이야기 금지'라는 규칙을 정해야만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탄산음료를 나눠줬고 브랜드에 대한 대화 또한 더 많이 나눌 수 있었다.

당신은 우리가 그저 탄산음료를 차에 싣고 다니며 공짜 음료를 나눠줬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전형적인 판촉용 차량에 탄산음료를 싣고 다녔다면 아무리 무료로 음료를 나눠준들 사람들과 브랜드와 관련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행사를 기획한 진짜 목적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지, 공짜 음료를 선물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입소문 마케팅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왜 이런 차를 쓰는 것이 좋을까?"

"여기서 솔깃할 법한 이야깃거리는 무엇일까?"

우리는 아주 세부적인 사항 하나하나까지 브랜드와 관련된 대화를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설정했다. 해변에서 폭스바겐 181 차량을 타고 탄산음료를 무료로 나눠주는 모습, 이보다 더 캘리포니아다운 것이 뭐가 있을까? 나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에게 이만큼 '딱 맞는 브랜드'는 없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 그들은 언제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가


몇 년 전, 아시아의 어느 회사가 유아용 이유식에 석고를 넣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인 이유는 제품의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비리가 탄로가 나자 이 회사는 석고를 재료에서 뺀 다음 포장 용기에 "이제 석고는 없습니다!" 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물론 행정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상황이었으므로 석고를 뺐다는 말은 사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행동에 진정성이 있었을까? 물론 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였다.


'진짜'보다 '진정성'

인플루언서는 공유자이지 판매자가 아니다. 그들은 매수당하길 원치 않으며, 자신들에게 접근해 판매하려고 한다는 의심이 드는 순간 여지없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서 사람들을 돈으로 매수하는 척 해보라. 아마 금방 쫓겨날 것이다.

인플루언서들은 홍보성 이야기를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그러니 인플루언서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진실해야 한다. 그저 변호사들에 의해 무혐의 처리되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솔해야 하며 동시에 듣는 이의 지성을 존중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다.

대부분의 경우 진정성이란 회사에게 두려운 요소다. 진정성은 꾸밈없는 현실을 공유할 것을 요구하며, 꾸밈없는 현실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경쟁 요소가 기본적으로 모두 같은 세계에서는 남들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안전한 조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단 그런 방식으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스스로 차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소비자는 인지 부조화를 느끼기 쉽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로 인해 고객의 관심뿐만 아니라 존경도 얻을 수 있다.

2009년, 도미노 피자는 실제 직원들이 도미노 피자에 대한 불만을 듣고 있는 장면을 담은 TV 광고를 시작했다. '딱딱한 종이'라는 표현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사장을 포함해 광고에 출연한 직원들은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놀랍게도 광고의 효과는 대단했다.

이 광고가 위력을 발휘한 이유는 흔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결말'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TV 광고는 군침 도는 치즈가 듬뿍 담긴 피자를 클로즈업한 장면을 내보냈지만, 사람들은 설령 좀 더 비싼 프리미엄 제품이라 해도 화면 속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도미노 피자가 일종의 눈속임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대적인 불매 운동이 일어나지 않는 한, 도미노 피자가 이에 대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이 회사 임직원들이 음식에 대한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자 소비자들은 엄청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광고는 곧 사람들 사이에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모두들 도미노 피자가 내놓은 새로운 메뉴를 먹어보려 들었다.

모든 사람이 전문가이자 비평기아며 기자인 이 시대에, 진정성 없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브랜드는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신의 동료들 중 일부는 반대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잖아요?"

이처럼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쉽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아마도 당신은 회의를 열고, 팀을 형성하며, 정치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 분명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진정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면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 그러고 나서 친구들에게 자신이 들은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랜드의 진정성이 클수록 사람들이 경험하는 인지 부조화도 커진다. 소비자들은 "이봐. 우리 제품은 분명히 개선돼야 해. 그러기 위해 우리가 노력할게" 같은 식의 말을 듣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하자. 만약 이야기 속에 진정성이 없다면 인플루언서들은 이를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결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진정성이 없는 이야기로 인해 자신들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브랜드는 광고를 하지만 훌륭한 브랜드는 이야기를 나눈다


- 샘플로 시작하고 이야기로 마무리하라


맛보기 문화는 기업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제품과 이야기를 새로운 고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계속 이동하며 더 좋은 다른 무언가를 찾아 떠나도록 부추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당신의 브랜드 이야기가 치고 들어가야 한다. 한 명의 인플루언서 또는 인플루언서 그룹이 퍼뜨리고 그들에 의해 강화된 이야기는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인플루언서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부문에서는 이게 제일 좋은 제품이라고 전에 내가 알려주지 않았어? 뭐하러 아직도 그런 걸 써?"

몇 년 전 나는 경찰들이 단골로 드나드는 술집에서 이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 이 술집에 있는 경찰들을 하나같이 팹스트 블루 리본을 마시고 있었다. 때마침 훈련생과 훈련 교관이 함께 들어왔다. 교관은 당연히 팹스트 블루 리본을 시켰지만 훈련생은 밀러 라이트를 주문했다.

순간, 레코드 판 위를 바늘이 긁고 지나가는 것 같은 분위기가 펼쳐졌다. 팹스트 블루 리본을 마시던 모든 경찰들이 일제히 대화를 중단하고 괴상한 맥주를 시킨 풋내기를 쳐다본 것이다. 결국 신참은 다른 사람들의 못마땅한 표정을 알아차리고 주문을 바꿨다. 소리 내어 말하진 않았지만, 이 술집의 단골 경찰들이 훈련생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아마 이랬을 것이다. 

"네가 우리 모임의 일원이 되려면, 우리랑 같은 맥주를 마셔야 해."

인플루언서들에게 당신의 브랜드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들은 당신만의 경찰들로 술집을 채울 수 있다. 인플루언서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든다면, 그 모임의 구성원이 되고 싶은 사람은 다른 것을 주문하려다 이내 당황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인플루언서들이 당신의 브랜드가 얼마나 근사한지 자발적으로 끊임없이 말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 나누는 그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낳는다.

광고 업계 사람들은 '빅 아이디어'를 중시한다. 빅 아이디어란 나이키의 'Just Do It', 폭스바겐의 'Think Small', 'Marlboro Man' 처럼 시대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다. 단순한 문구 같지만 사람들 마음을 지속적으로 건드린다. 멋진 이야기도 이와 매우 흡사하다. 자세한 내용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시각에서 몇 번이고 반복될 수 있다. 하지만 변함없이 강렬하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멋진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이야기다. 브랜드의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깊이를 더해나갈 수 있는가? 반복하지 않고도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할 수 있는가?

일단 짜낸 치약을 다시 치약 튜브에 넣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맛보기 문화는 역행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니 음반 업계가 아니라 맥주 업계까 되고 싶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아두고 싶다면, 당신의 샘플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게 해야 한다.

이때 샘플은 반드시 그것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이야기는 수백 가지의 다양한 방식으로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방법이다. 샘플과 함께 시작하고 멋진 이야기와 함께 끝맺어라.


당신이 퍼뜨려야 할 이야기는 따로 있다


- 강력한 입소문을 낳는 이야기의 3원칙


아무 이야기나 한다고 해서 입소문이 날 만한 이야깃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입소문이 날 만한 이야기가 되려면 관련성, 흥미로움, 진정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당신의 이야기는 공유되지 않을 것이다. 각각의 요소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관련성 :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들려줘라


인플루언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자. 그들은 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가?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거나 돈독한 관계를 쌓고 싶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플루언서들의 행동은 애정의 표현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능력이 닿는 범위 안에서 친구와 인플루언서들로 구성된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를 유지한다.

진정한 인플루언서라면 지금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은 장모와 오버워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가? 이 대화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만드는 데 도움이 될까? 장모가 그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당신이 그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으며, 그녀의 관심거리에 대해 고려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 된다.

인플루언서들의 행동 방식은 이것이 아니다. 그들은 강력한 사교술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누군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때, 그 이야기가 상대와 관련성이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감이 강화되는 것이다.

입소문이 나려면 제품이나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가 청중들과 연관이 있어야 한다. 경주용 차량 제조 업체를 운영하는데 트렁크 크기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진 않을 것이다. 경주용 차량 애호가들은 트렁크 크기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자가용 세단을 생산하고 있다면, 트렁크 크기에 대한 이야기는 잠재적 고객들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가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인데도 이런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업가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동안 피즈를 찾아온 성공한 최고 경영자, 똑똑한 브랜드 매니저들 중에서도 자기 회사의 창립 기념일이나 다른 내부적인 사건을 소재로 입소문 마케팅을 시작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있었다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에 관심있는 고객은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야기가 퍼지도록 하려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생활과 어떻게든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진정성 : 거짓 없는 진짜배기를 선물하라


진정성 가득한 이야기에는 당연히 진실함이 들어 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갖추려면 거기에는 진실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메시지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일치해야 한다. 팹스트 블루 리본을 홍보할 때 나와 동료들은 이 맥주가 샴페인 같은 맛이 난다고 사람들을 설득하지 않았다. 그랬더라면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크록스 신발을 이브닝 파티에 갈 때 신어야 한다고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가 하는 이야기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인위적인 냄새가 난다면 인플루언서들은 대놓고 거부할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대부분의 밴드는 콘서트 시작 전에 선정된 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며 팬 미팅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이런 모임은 팬들에게는 즐겁지만 밴드 멤버들에게는 상당히 지루할 수 있다. 아무래도 이런 행사를 통해 밴드 멤버들이 많은 팬들과 교류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공연을 준비할 시간만 빼앗기기 쉽다.

그런데 몇 년 전, 컨트리 밴드인 잭 브라운 밴드의 멤버 잭 브라운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소수의 팬만 만날 것이 아니라 공연 전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성대한 저녁 파티를 열면 어떨까?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팬들이 밴드와 친숙해질 수 있는 즐겁고 편안한 모임을 마련한다면 말이다.

오랫동안 바비큐를 즐겨온 잭은 자신의 오랜 친구인 조지아 주 출신의 바비큐 셰프 러스티 햄린을 고용해 음식을 담당하도록 했다. 햄린은 자신의 이동형 주방 차량을 몰고 밴드와 함께 이동하며 지역 특산물을 요리해 공연 전에 성대한 바비큐 자리를 준비했다. 50달러를 내면 팬클럽 회원들은 공연 전까지 밴드와 함께 어울려 바비큐를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파티에 참석한 팬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 경험에 대해 들려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다. 바비큐 파티에 관한 이야기들이 잭 브라운 홈페이지와 팬클럽 웹사이트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영 월간지 <패스트 컴퍼티>는 기사를 통해 이 행사를 다뤘다. 얼마 후 파티를 제안한 잭 브라운에 대한 찬사가 쏟아져 나왔고 잭 브라운은 '진정으로 바비큐 파티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어떤 인플루언서도 자기 친구들에게 무의미한 이야기나 거짓을 들려주려고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그러니 제품이나 브랜드의 진짜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분명 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지루한 분위기가 호기심을 부른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최고의 입소문 마케팅 출발점이 있다.  바로 줄을 서는 곳이다.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은 지루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이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당신은 입소문 마케팅의 훌륭한 출발점을 마련한 것이다.


- 알짜배기 vs 쭉정이, 어떻게 판별할까


모든 커뮤니티가 같은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다. 당신의 제품이나 브랜드 이야기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커뮤니티도 있다. 이런 커뮤니티와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알짜배기와 쭉정이를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크게 네 가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하나, 이 커뮤니티가 지닌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커뮤니티에서 의사소통이 지닌 영향력은 구성원들의 유대감에 따라 결정된다. 학교 운영 위원회의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의 성패를 함께하기 때문에 비교적 강한 유대감을 갖는다.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그들의 권리와 생계, 의료 서비스 등의 문제를 두고 함께 싸우기 때문에 아주 강한 유대감을 유지한다. 참전 용사들 역시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함께 싸웠기 때문에 강한 유대감을 갖는다.

사람들은 테니스 클럽이나 유명 가수의 팬클럽에서도 이와 같은 끈끈함을 느낀다. 이것 또한 삶의 중요한 문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니 커뮤니티를 분류할 때, 그 구성원들이 서로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하며, 눈앞에 있는 주제와 관련된 정보를 서로에게 전해줄 만큼 열정적인지 살펴보라. 수시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공동체인지 확인하라. 만약 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입소문은 효력이 없을 것이다.

2012년, 피즈는 미국에 기반을 둔 한 글로벌 통신 회사의 4G LTE 무선 인터넷 접속에 대한 이야기를 퍼뜨리는 일을 돕고 있었다. 목표는 고객들을 혼잡하고 느릿느릿한 4G에서 새롭고 번개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4G에서 새롭고 번개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4G LTE로 이동 시키는 것이었다. 이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줄 뿐만 아니라 통신사의 비용을 절감하는 일이기도 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한층 더 빠른 인터넷 속도에 깊은 관심이 있는 공동체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해낸 공동체 중 하나는 헤어 디자이너들이었다. 왜 하필 헤어 디자이너들인가? 한 가지 이유는 헤어 디자이너들이 아주 강력한 전달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헤어 디자이너들은 경력을 통틀어 보통 수십 군데의 미용실에서 일한다. 이들은 수많은 동료 디자이너들을 알고 있으며, 일하면서 알게 된 무수히 많은 고객들과 함께 복잡한 네트워크를 유지한다. 서로 전문적인 정보와 새로운 소식을 공유하기를 즐기는 수다스러운 집단이다. 그러다보니 헤어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소식을 공유할 때 옆자리의 사람하고만 이야기를 나누진 않는다. 그들은 바로 직전이나 그보다 더 오래 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도 내용을 전달한다. 이런 식으로 그들의 이야기는 도시 전역에 걸쳐 퍼지면서 결코 끊기는 법이 없다.

그런데 헤어 디자이너들에게는 사진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따. 첫째, 그들이 일터를 너무 자주 옮겨 다니기 때문이다. 똑똑한 헤어 디자이너드은 자신의 작품 중 괜찮은 헤어스타일을 사진으로 찍어 모아둔 '룩북'을 관리한다. 일종의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스타일이 빠르게 변하기에 헤어 디자이너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룩북을 업데ㅣ트한다. 사진을 찍고 고품질의 사진을 업로드하기가 쉬워질수록 룩북을 관리하기도 한결 편해진다.

둘째, 헤어 디자이너들은 "내 머리를 이 사진과 똑같이 만들어 주세요"라는 고객의 요구를 수시로 받는다. 그러면 헤어 디자이너들은 고민에 빠진다. 왜냐하면 고객이 가져온 그 한 장의 사진은 디자이너가 작업할 수 있을 만큼 헤어스타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헤어스타일을 뒤에서 본다면, 또는 위에서 본다면 어떤 모양일까? 옆에서 본다면? 모양뿐만 아니라 색상도 문제다. 케이티 페리 같은 헤어스타일을 원했던 여성들은 그런 문제를 겪었다.

2012년 말, 케이티 페리는 자신의 머리를 선명한 파란색으로 염색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사진을 들고 미용실에 들어와 똑같은 파란색으로 염색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타깝게도 잡지의 사진은 본래의 색을 그다지 훌륭하게 담아내지 못한다. <피플>에 실린 페리의 파란 머리 색깔은 <유에스 위클리>에 실린 색깔은 전혀 딴판이었다. 그래서 잡지를 오려 가지고 온 여성들은 모두, 자기가 실제로 원했던 색상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머리를 하고 나갈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점을 포착한 나와 동료들은 한 그룹의 헤어 디자이너들에게 4G LTE 태블릿 PC를 사용해 보라고 2주 정도 빌려줬다. 이제 고객이 케이티 페리의 파란 머리를 요구하면, 헤어 디자이너는 구글로 검색해 순식간에 수백 장의 케이티 페리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누군가 제니퍼 애니스톤의 헤어스타일을 원한다면 "어떤 헤어스타일이요?"라고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또한 이 날렵한 태블릿 PC는 헤어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룩북에 사진을 올리거나 편집할 때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이 장비로 자신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헤어 디자이너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어느새 다른 헤어 디자이너들이 우리를 찾아와 이 태블릿 PC에 대해 들었으며 자신들의 숍에도 필요하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헤어숍마다 4G LTE 장비를 앞다퉈 갖췄다. 당연히 피즈에 이 프로젝트를 맡긴 통신 회사도 만족했다.

이 것은 촘촘하게 짜인 공동체가 관련성 있는 제품에 대해 입소문을 빠르게 퍼뜨린 아주 좋은 예가 되었다. 헤어 디자이너들은 서로 4G LTE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공유한 데서 나아가 더 큰 소비자 공동체에 입소문을 퍼뜨리는 역할 또한 훌륭히 해냈다. 애초에 헤어 디자이너들에 대해 염두에 둔 또 다른 한 가지는 고객들이 그들을 무척 신뢰한다는 것이었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해보라고 했을 때 첫 번째로 꼽힌 것은 남편이었고 두 번째는 바로 담당 헤어 디자이너였다. 몇 번이고 반복해 조사했지만 여성들의 응답 내용은 동일했다.

따라서 주로 여성들로 이루어진 고객들은 담당 헤어 디자이너가 4G LTE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원천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입소문을 퍼뜨리게 됐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처럼 특정 커뮤니티가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느냐는 이들을 판별할 수 있는 주요한 기준이 된다.


둘, 이 커뮤니티의 정보 전달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


항공기 승무원들은 이, 착륙 시 또는 고객에게 나가는 음료를 준비할 때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바텐더들은 근무가 끝나면 가볍게 한 잔하며 웨이터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처럼 특정 그룹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누군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애써 시간을 내야 하는 사람들보다 정보 교환이 빠르다.

입소문에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인지 알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여기 속한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얼마나 연습했을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그들 사이에 확립된 절차가 있을까?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플랫폼을 만드는 피즈의 어느 고객이 이동 결제가 필요한 노점상들에게 접근하고 싶어 했다. 우리는 거리 축제를 오가며 자신의 물건을 파는 예술가들과 공예가들을 타깃으로 정했다. 이들은 대개 자신의 부스에 앉아 물건을 둘러보는 손님들을 맞으며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 부스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옆 부스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와 업계의 새로운 소식 등을 공유하게 된다.

이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확립된 의사소통 절차가 있을 때 정보가 빠르게 퍼져 나갈 수 있다. 입소문을 퍼뜨리는 작업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다만 얼마만큼의 속도로 당신의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퍼뜨릴 수 있는가 판단하는 것을 놓치지 마라.


셋, 이 커뮤니티는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가


아무도 찾지 않는 모임이나 공간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동체가 아니다. 이 역시 질문을 던져보라. 이 공동체는 얼마나 잘 확립돼 있는가? 구성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는가? 오프라인으로는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온라인 게시판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가? 이곳의 멤버들은 날마다 이야기를 나누는가, 아니면 1년에 한 번 있는 오프라인 모임에서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가?

마케팅 담당자라면 가능한 한 자주 나타나는 사람들을 원할 것이다. 자주 눈에 띌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상품을 구매할 것이다. 입소문은 결국 숫자 게임이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명목상이 아닌, 활발하게 움직이는 공동체로서 실제 존재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넷, 이 커뮤니티에는 얼마나 순수한 열정이 존재하는가


진정한 공동체는 일원이 되기 위해 필요하다면 손해를 보거나 돈을 쓸 수도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본 가장 진정성 있는 공동체 중 하나는 '문명'이라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다. 이 복잡한 게임은 열렬한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온라인 게시판은 알래스카의 해안 경비대에서 근무하는 한 남성에 의해 시작됐다. 그는 게임을 제작한 업체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지만 이 게임에 매우 열정적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여가 시간에 이 게시판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사람들은 게임을 할 때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얻으려고 이 온라인 게시판에 방문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 게시판은 게임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흠뻑 받게 됐고, 수많은 모임과 토너먼트 경기를 조작하는 근거지가 됐다. 어느 팬의 순수한 여정에서 시작된 게시판이 문명의 실질적인 클럽하우스로 진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온라인 게시판은 진정한 공동체가 되었고, 이 게임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을 점점 더 많이 끌어들이는 선순환을 낳게 되었다.


- 마니아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면


당신의 브랜드에 관심 있는 진정한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하나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만들지에 대해서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끝내주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보상을 받지 않더라도 참여하고자 하는 열정 넘치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페이스북 페이지에 방문해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에게 다음 구매 때 15달러를 할인해 준다고 홍보한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커뮤니티 하나를 뚝딱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관심은 돈을 절약하는 데 있다.

만약 당신의 제품이나 브랜드를 사랑하는 이들을 모아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면 이때 유용하게 적용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살펴보자.


가능한 만큼 솔직해지기


만약 현재의 연인이 당신의 옛 연인에 대해 묻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거짓말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이야기를 그대로 다 털어놓아야 할 필요는 없다. 제품이나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모든 세부 사항까지 다 알려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만일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은 사항에 대해 사람들이 질문하기 시작한다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귀 기울이기


파티를 열고 초대장을 보냈다면 찾아온 손님 모두를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 당신의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 사람들을 초대했다면 모든 사람에게 귀 기울여야 한다. 듣기 싫은 의견이라고 해서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는 과감히 칭찬하기


모든 의견을 똑같이 칭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를 만들고 주관하는 것의 장점은 호감을 표현할 대상을 마음대로 고르고 선택할 수 있따는 것이다.

데드 스핀이나 <뉴욕 타임스>같은 대량 매체에도 누구나 참여해 의견을 남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들을 관리하는 회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부각시킬지 통제한다. 이는 어떤 커뮤니티에든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게 하라. 하지만 모든 의견을 의무적으로 똑같이 대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속이지 않기


간단히 말해, 당신은 자신이 파는 제품에 대해 고객들만큼이나 열광적이어야 한다. 자신이 파는 제품에 대해 흥분되지 않는다면, 당신의 입소문 마케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떠안고 있는 것이다.


- 증폭의 원리 최대한 활용하기


굶주린 야수에게 먹이를 제공하라


흔히들 마케팅을 할 때는 부정적인 규칙을 제시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입소문을 내고 싶은 이들이 알아둬야 할 정말 중요한 두 가지 규칙이 있다. 하나는 절대 누군가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절대 누군가를 짜증나게 하지 않는 것이다.

내 생각에 마케팅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해서는 안 될 최악의 행동 두 가지는 이것이다.


- 식사 시간에 사람들에게 전화 걸기

- 쇼핑몰에서 사람들에게 무언가 뿌리기


식사를 즐기고 있는 순간에 낯선 사람으로부터, 그것도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해달라는 전화가 걸려오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 또한 전단지를 뒤집어쓰기 위해 쇼핑몰에 가는 사람은 없다. 누가 짜증나게 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겠는가? 상사와 동료가 한창 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당신이 도중에 끼어들어 말허리를 자르고 그들이 나누고 있는 대화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면 과연 그들이 관심을 가질까?

누군가와 수시로 견고한 대화를 나누려면 그 사람이 당신을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셀 청소기의 사례처럼 말이다. 우리는 비셀 청소기를 사람들의 얼굴에다가 들이미는 것 같은 짜증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제품을 그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사람들 앞에 가져다 놓아서 대화가 자연스럽게 시작되게끔 만들었다. 끼어들지 않고서 대화를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언제나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입소문  마케팅을 무시하는 것은 그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 명을 무작위로 골라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들 각각이 두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다시 이를 들은 사람들이 또 각각 두 사람에게 전달하는 식의 과정이 끝없이 반복되면서 결국 세상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알게 되는 것, 사람들은 이것이 입소문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완전히 틀린 생각이다.

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인플루언서들로 이루어진 공동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공동체는 그만큼 깊이 있고 탄탄한 네트워크다. 인플루언서들은 이미 자신의 친구는 물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이들의 열정에는 종종 특정 브랜드와 제품이 포함된다.

직접 야수를 낳을 필요는 없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정보에 굶주려 있는 야수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다. 알맞은 공동체의 알맞은 사람들과 알맞은 이야기를 나눠라. 그러면 그곳에 속한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그 이야기는 어떤 상업적 메시지보다도 더 멀리 퍼질 것이며,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질 것이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라. 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듣고 싶어 할까? 이것은 더 많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야기인가?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이야기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야기를 들어야 할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디서 그들을 찾을 수 있는가? 모든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했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라.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야기를 바꿔야 할 것이다.


브랜드를 위해 싸워줄 강력한 우리 편을 양성하라


- 적합한 사람을 가려내는 테스트


일단 홍보 대사가 될 잠재성이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면, 그들 중에서 인플루언서 성향을 가진 사람을 선별해야 한다. 추측에 의존해야 하지만 생각보다 쉬운 일이니 너무 겁먹지는 말자.

앞서 강조했지만 홍보 대사의 일은 인플루언서들에게 있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밖에 나가 낯선 사람들과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마케터조차도 자신이 담당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 이처럼 어떤 이들에게는 악몽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이런 일은 식은 죽 먹기다.

다행히도 어떤 사람을 보았을 때 정말로 인플루언서인지 아닌지는 금세 감을 잡을 수 있다. 우선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아닌 지원자들은 브랜드 홍보 대사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고 그에 따라 어떤 보상을 받게 되는지를 듣고 자연스럽게 자리를 뜬다. 경제적 보상 외에는 그들이 이 일을 하도록 만들 동기가 없기 때문이다. 좀 더 확실히 가려내기 위해 실시할 수 있는 몇 가지 테스트가 있다.


1 ) A or B 테스트


지원자들에게 두 가지 선물 중 선택하게 하라. 하나는 고가의 선물을 지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옵션 A를 선택하면 오토존에서 사용할 수 있는 250달러짜리 상품권을 받을 수 있고, 옵션 B를 선택하면 포르쉐를 타고 테스트 트랙을 두 바퀴 돌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상품권에 마음이 가겠지만, 인플루언서들은 몇 번을 되풀이해도 경험을 선택할 것이다.

스포츠카에 관심이 있는 인플루언서라면 게임 속에서나 간접적으로 체험할 만한 이런 경험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미 포르쉐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과 이 놀라운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마 몇 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당신이 원하는 브랜드 홍보 대사의 첫 번째 조건을 갖추고 있다.


2) 질문 던지기


하지만 돈보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만으로 브랜드 홍보 대사의 자격을 갖췄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일을 잘해내려면 무엇보다 타고난 이야기꾼이어야 한다. 면접자와 마주 앉아 그 사람이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라. 면접자에게 당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그가 이 미끼에 얼마나 열심히 반응하는지 평가하라.

예를 들어 그에게 왜 그렇게 당신의 브랜드에 대해 관심과 열정을 갖는지 물어볼 수 있다. 면접자가 당신도 몰랐던 브랜드 특성을 줄줄이 읊어대는가? 또는 처음으로 그 제품을 맛본 순간이나 그때의 에피소드, 지난 몇 년 간 이 제품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등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주는가? 그렇다면 그 사람은 이 브랜드의 이야기꾼이 될 두 번 째 조건을 지녔다.


3) 홍보 능력


다음의 테스트는 면접자가 뛰어난 이야기꾼인지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기술적엔 세부 사항을 설득력 있고 조리 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위축되지는 않는지,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같은 부자연스러움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하게 도와준다.

우선 후보자에게 제품에 대한 기술적인 세부 사항을 알려준다. 그러고 나서 당신은 식료품 가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바쁜 아빠나 의심 많은, 그러나 열광적인 애호가 역할을 맡는다. 그런 다음 후보자는 애호가 역할을 맡은 당신과 젶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물론 당신은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나름의 지식을 대며 후보자를 떨쳐내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말솜씨, 침착성, 임기응변 등의 능력을 미인 선발대회의 심사 위원처럼 꼼꼼하게 살펴라. 이 모든 능력은 실제로 브랜드 홍보대사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필요한 것들이다.


4) 지루한, 그러나 중요한 업무들


마지막으로 필요한 테스트는 그들이 회의에 기꺼이 참석하며 매주 파워포인트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그 밖에 브랜드 매니저가 요구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업무가 홍보 대사의 주 업무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어쨌든 아예 제외할 수는 없는 중요한 일이다.

현장에서 홍보 대사들이 경험한 일들을 공유하는 것인 꼭 필요한 활동이다. 그들이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잠재적 고객들에게 어떤 식의 응답을 받았는지 마케팅 담당자는 알아야 한다. 그래야 회사의 입소문 전략을 조정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야기를 퍼뜨리는 역할을 담당하는 홍보 대사는 마케터의 파트너와 같다. 그들의 피드백은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가다듬고 이를 퍼뜨리는 방법을 고안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용사가 되어줄 최고의 홍보 대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장난감을 나눠주는 서커스단이나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다. 그들은 입소문 전략의 생생한 일부다. 그러나 제대로 훈련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기념품의 두 가지 규칙


기념품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자. 유명 브랜드의 양주잔을 공짜로 얻기 위해 술집에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때로는 그저 취하기 위해 그곳에 간다.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서비스 사업자의 이름이 새겨진 모자를 공짜로 받으려고 행사에 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보면 기념품을 나눠주는 것이 하나의 마케팅 목표가 돼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것 역시 활동 결과를 측정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기념품에 집중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입소문 마케팅이 거대한 기념품 파티로 변해버리는 것을 당신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품질이 괜찮다면 기념품도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피즈에서 강조하는 기념품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디자인이나 재료, 문화적 호응 등의 측면에서 뛰어난 품질을 갖춰야 한다.

2. 결코 기념품을 대화의 대체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나중에 당신의 브랜드를 상기시킬 수 있는 기념품을 나눠줘라. 다시 말해 기념품을 나눠주는 것 자체가 그곳에 있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두 가지 규칙을 따르면 당신이 타깃으로 삼은 청중들이 당신의 기념품을 착용하고, 공유하며, 자랑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갖고 다니는 펩스트 블루 리본 모자가 이 사실을 증명한다.


입소문 효과, 제대로 측정하기


- 입소문 효과를 측정하는 핵심성과지표


1) 온라인 커뮤니티 논평


온라인에서 당신의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언급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라. 입소문 마케팅을 시작한 뒤 몇 개월 안에는 점점 더 그 횟수나 빈도가 늘어야 한다. 이것은 입소문에 탄력이 붙고 있으며, 타인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는 신호다.


2) 온라인 트래픽 수


브랜드와 홈페이지 조회 수,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의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가?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자세히 브랜드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가? 이전에는 별로 당신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지역에서, 관심이 없던 연령대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가?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의 수, 트위터의 리트윗이 점차 늘고 있는가?

이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당신의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표다. 웹사이트 조회 수는 쉽게 측정할 수 있다. 이 새로운 방문자들은 아직은 아무것도 사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브랜드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지켜보는 중일 것이다.


3) 대중의 강점


입소문 마케팅을 시작한 지 몇 달 후, 당신의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감정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감정이란 것이 모든 브랜드가 항상 추적하는 지표는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감정은 곧 브랜드에 대한 호불호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러한 호불호는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입소문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에 설문조사를 실시해 브랜드에 대한 감정을 알아보는 것도 좋다. 그런 다음 분기별로 한 번씩 설문조사를 반복해 감정의 추이를 살펴본다면 입소문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4) 소소한 매출


프로 스포츠 팀의 경우 입소문이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시합 당일 그 팀과 관련된 상품의 매출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시합을 보러 온 관객 수를 세보면 되는 거 아니야? 굳이 물건의 매출을 따지는 이유가 뭐지?'

시합을 보러 온 것과 달리 스포츠 팀의 티셔츠나 모자를 구매하는 것은 하나의 성명을 발표하는 것과 같다. 좋아하는 팀의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이 이 팀의 지지자이며, 관심을 갖는 사람들 중 하나라고 말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미국 프로 농구 팀들은 시즌 정기권을 더 많이 팔고 싶어 한다. 그것이 가장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이런 정기권은 시즌별로 장 당 5,000 ~ 1만 5,000달러 정도에 판매된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상품이기 때문에 정기권 대신 구매하기 쉬운 티셔츠나 모자의 매출을 계산한다.

입소문 마케팅이 성공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사람들의 '관심'가 연결된 소소한 상품의 매출을 살펴보자. 특히 소매점 매출이 일 년만에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면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이런 식으로 매출을 살펴보면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회사를 위한 입소문 전략


- 일단 두 가지로 나눠본다


당신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모든 마케팅 저냙을 두 개의 범주로 분류하는 것이다. 첫 번째 범주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만한 것들이다. 다시 말해 실제로 사람들 사이에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여기에 들어간다. 두 번째 범주에는 첫 번째 범주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

두 번째 범주에 있는 것들을 당장 내다 버리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들은 당분간 한쪽에 미뤄놓을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사업상 하고 있는 대부분의 활동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동차 앞 유리에 전단지를 끼워 넣는 것 같이 지극히 평범한 판촉 활동도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입소문 마케팅을 보다 즉각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연료는 첫번째 범주에 있다. 고객들과 그들의 친구들 사이에서 당신의 브랜드를 입에 올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 하고 있는 활동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람들은 이미 대화를 나누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잘된 일이다. 그때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이런 대화를 널리 퍼뜨릴 수 있는지 고민하면 된다.


- 작은 회사 안성맞춤 입소문 전략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해 맹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페이스북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를 열정적으로 옹호하는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깊이 뿌리 박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와 동료들이 겪은 일들을 생각해보면 그 반대가 옳다.

페이스북은 중요한 플랫폼이긴 하지만 입소문이 퍼진 다음에야 그 가치가 돋보이는 수단이다. 일단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에 열정적인 공동체가 형성되고 나면, 페이스북 페이지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체계적으로 상호작용하기에 훌륭한 장소일 뿐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충성스런 고객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유아용 침대를 샀으니까 아기를 낳을 거라고 기대하는 꼴이다.

소규모 사업체의 경우, 입소문 마케팅은 다음 두 가지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마케터와 고객이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나누는 대화

- 고객들이 그들의 지인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나누는 대화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두 번째 대화다. 삶의 다양한 부분이 갈수록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지만, 직접 만나서 나누는 대화의 비중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은 정말 중요한 이야기, 진지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 소셜 미디어나 모바일 메시지를 이용하기보다는 직접 만나 얼굴을 보고 전달한다. 입소문 마케팅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조나 버거는 "온라인상의 입소문은 겨우 7%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오프라인에서, 즉 얼굴을 직접 보며 이루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요즘 같은 세상에서 입소문이 퍼져 나가려면 당연히 소셜 미디어만 챙기면 되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한다.


입소문은 '관계 맺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피즈에서 실제로 진행했던 입소문 전략을 살펴보자. 전국적으로 가맹점이 있는 한 프랜차이즈 패스트 캐쥬얼 레스토랑의 마케팅을 진행할 때의 일이다. 이 레스토랑은 각 가맹점 지배인이 자신이 맡은 매장의 손익을 책임지는 구조였다. 그런 면에서 각각의 지배인은 작은 사업체의 경영자와 같았다.

우리는 중서부 지역에서 여러 매장을 담당하는 지배인 한 사람과 함께 일했다. 매장 중 몇몇은 소도시에 있었는데, 그 지역에는 갈 만한 음식점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매장은 음식을 먹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공간이었다. 즉 이웃들이 모여 새로운 소식을 함께 나누고 지역 클럽들이 모임을 갖는 장소이자, 지역 스포츠 팀들이 사진과 트로피를 자랑하는 공간이었다. 한편 시합이나 콘서트가 끝난 후 학생들이 모여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기도 했다. 덕분에 이 레스토랑은 사람들의 입에 매우 자주 오르내렸다. 이 사실은 레스토랑에게 엄청난 이점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비해 이야깃거리는 많지 않았다. 지배인이 너무나 바빠서 매장을 방문하는 지역 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주방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이를 테면 지역에 새롭게 이사온 가족이 있으면 찾아가서 무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지배인은 자신을 소개하고 명함을 건네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이웃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음 주 편한 시간에 저희 레스토랑으로 오시면 제가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낯선 사람의 집에 찾아가 자신을 소개하라니, 생각만 해도 어색하고 귀찮은가? 물론 그럴 것이다. 10초 정도는 말이다. 하지만 일단 당신이 자신을 소개하고 무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하면, 이 어색함은 금세 상대가 고마워하는 분위기에 덮여 사라질 것이다. 지칠 대로 지친 일부 몇명 제외하곤 이것이 짜증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스처가 이야깃거리가 된다는 사실이다.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남편은 아내를 보며 말할 것이다.

"여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시청 옆에 있는 레스토랑의 지배인이 방금 왔다 갔는데, 우리한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곘대! 이 동네에 새로 이사 온 것을 환영하는 의미라는데 정말 친절하지 않아?"

만약 이 부부가 새로운 이웃들과 만나면, 자신들을 방문했던 이 사교성 좋은 지배인에 대해 묻고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 이 가족이 정말로 레스토랑을 방문한다고 해보자. 지배인이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약속한 것을 지킨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알고 보니 이 레스토랑이 이웃들과 친분을 쌓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겠는가?

실제로 레스토랑의 지배인은 새로 이사 온 가족을 찾아가 놀라움을 선물했다. 그리고 이 가족이 이웃들의 환영을 받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덕분에 그가 운영하는 매장의 매출은 일 년 만에 3배나 뛰었다. 잠재 고객의 얼굴을 직접 보며 관계를 맺은 것이 입소문의 출발점이 되었고, 그 입소문이 눈에 보이는 매출로 돌아온 것이다.


하나, 입을 열고 싶다면 무조건 '직접' 만나라


지역 레스토랑의 지배인으로부터 당신을 무료 식사에 초대한다는 트윗을 받는다면 기분이 좋을까? 당연히 그럴 것이다. 하지만 지배인이 당신의 집으로 찾아와 악수를 청하면서 이 소식을 직접 전달한다면, 당신은 어느 쪽에서 더 깊은 인상을 받을까? 트윗을 보낸 것이 직접 집을 찾아온 것만큼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까?

소셜 미디어가 입소문을 퍼뜨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오프라인 대화는 온라인 대화에 비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입을 열게 하려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최선이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대기업에 비해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절차나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 이는 작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이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왜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고 얼굴 없는 대화로 브랜드를 깎아내리려 하는가? 지역 축제나 행사에 참여해 잠재적인 고객들과 악수를 나누며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데 말이다.

만약 당신이 자동차 정비공이라면, 사람들에게 기름때에 찌든 손톱을 보여줘라. 당신이 소아과 의사라면 그들에게 당신의 손톱이 얼마나 청결한지 보여줘라. 의류 매장을 경영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세련된 의상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라.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온라인에서는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밖으로 나가 가식적인 정치인들처럼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라는 말이 아니다. 스스로가 브랜드 홍보 대사가 되어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라는 것이다.

이제 질문을 떠올려보자. 어디에 가면 나의 잠재적 고객들과 교류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나의 샘플이 그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을까? 집으로 찾아가는 것이 언제나 가장 적합한 방법은 아니다. 이 말은 상황에 어울리는 다양한 장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일 뿐이다. 건강식품 브랜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하고 싶다면, 지역 학교 스포츠 팀을 찾아가 개인별 영양 상태를 분석해주겠다고 제안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때 특정한 제품이나 식이요법을 권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만남의 목적이 영양에 대한 열정을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니라 구매 권유가 되어 버린다.

스스로가 홍보해야 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면, 어디서 고객을 찾아야 하는지 알아내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곳이 바로 입소문 마케팅 담당자가 있어야 할 곳이다.


둘,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를 노려라


작은 회사라면 돈보다는 시간 면에서 조금 더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돈을 낭비하는 대신 약간의 시간을 할애하는 쪽이 낫다. 가족이나 친구, 직원 등을 포함해 당신이 틀렸을 때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즉 일종의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이야기를 전달할 때 듣는 그들의 눈이 빛나는지 어떤지 살펴보라. 사람들을 직접 만나 입소문 마케팅을 실행할 때는 다음 규칙을 지켜야 한다. 사람들을 절대 방해하지 말고, 절대 가로막지도 마라. 낯선 사람이 찾아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녁 식사 시간에 불쑥 찾아가거나 무료 식사보다 못한 것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머플러 50% 할인 쿠폰을 들고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는 것 같은 행동을 부디 하지 않기 바란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은 이런 면에서 효과적이다. 기다리는 중에 무언가를 제공했을 때 이를 꺼리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육관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다면 그들이 운동하는 도중에 말을 걸지는 말자. 장소를 마련해놓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다가오도록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길거리 행사, 지역 축제 등은 이웃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 행사들을 적극 활용하되 '테이블 함정'에 주의해야 한다. 행사에 참여해 테이블이나 부스를 마련해놓고 사실상 팸플릿과 가입 신청서로 둘러싸인 장벽 뒤에 멀거나 앉아 있다면 행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마케팅 기회를 상자 속에 가둔 꼴이다.

입소문이 퍼지길 원하면서 사람들과 당신 사이에 벽을 만들지 마라. 대화하는 데 장해물이 될 뿐이다. 테이블이 꼭 필요하다면 둥근 것으로 선택하라. 이것 뒤에 숨기는 훨씬 어려우니 말이다.


셋, 평범한 마케팅이라도 좋다, 한 끗만 더한다면


이제 마케팅 전략의 두 번째 범주로 돌아가 생각해보자. 여기에는 다양한 쿠폰, 자동차 앞 유리의 전단지, 웹사이트에서 인정사정없이 흘러나오는 너무 시끄러운 음악 등 이야기를 퍼뜨릴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한다면 이런 마케팅을 계속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피즈의 사무실이 위치한 조지아 주 디케이터 시내는 언제나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 지역은 수십 개의 상점과 식당들이 밀집해 있어 쇼핑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몰려드는 인파로 거리가 혼잡해지면서 주차 위반 딱지를 떼게 될까 봐 이곳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러던 중 디케이터 도심개발협회는 훌륭한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모든 휴일에 인근 지역의 주차 계량기를 협회가 전부 다 구매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계량기대로 주차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경찰이 그의 자동차 앞 유리에 전단지를 끼워 놓았다. 이 전단지는 멀리서 보기에는 주차 위반 딱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디케이터 상인들을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그마한 선물로 30분의 무료 주차 시간을 당신의 주차 계량기에 추가해드렸습니다" 라는 말이 적혀 있는 일종의 무료 주차 쿠폰이었다.

이런 결과가 있기까지 협회는 시장과 경찰서장을 설득해야 했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비용도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이 지역에 대한 훈훈한 미담을 낳았다. 지나가는 쇼핑객들은 이 무료 주차 쿠폰을 보여 미소 지었고 지역 매체들은 이를 앞다퉈 보도했다. 그렇게 이야기가 하나 둘 퍼지면서 호기심을 갖고 디케이터 시내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적절한 이야기만 있다면 이처럼 입소문과 관계가 없어 보이는 활동을 통해서도 입소문을 퍼뜨릴 수 있다. 만약 입소문이 날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마케팅 활동을 과감하게 중단하라. 일부러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결과를 기다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넷, 브랜드의 특징이 담긴 행동을 취하라


모든 사람이 낯선 이와 소통하는 데 능숙하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에게 이것은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직접 얼굴을 보며 하는 소통이 반드시 대화여야 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행동이 말만큼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다.

내가 어렸을 때 동네에 '에이스 하드웨어'라는 철물점이 있었는데 험프리 아저씨가 주인이었다. 사람들은 이 가게를 '험프리 아저씨네'라고 불렀다. 험프리 아저씨는 사근사근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동네 사람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결코 볼 수 없었으며, 그가 누군가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드릴 날을 무료로 빌려주겠다고 할 가능성은 더더군다나 없었다. 그러나 망가진 불건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막막할 때 험프리 아저씨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됐다. 그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한 다음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팔았다. 하지만 필요 없는 물건은 절대 팔지 않았다.

내 할아버지가 골육종 진단을 받았을 때,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할아버지 집 곳곳에 난간을 설치하기로 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병원에서는 할아버지를 일요일 저녁 6시에 퇴원시켰다. 일요일 저녁이면 험프리 아저씨의 가게가 문을 닫은 지 한참 지난 시간이었고 이 때문에 아버지는 곤경에 처했다. 다행히도 험프리 아저씨는 비상시를 대비해 가게 문에 연락처를 남겨 놓는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전화하자 그는 지체 없이 달려왔다. 아버지는 할아버지 집의 치수를 잴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 뭐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 수가 없어 당황했다. 그러자 험프리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뭐든지 가져가도록 해요. 사용하지 않은 건 빼고 나중에 계산하면 되니까 아무 걱정 말고요"

이 이야기는 금세 동네에 쫙 퍼졌다. 많은 이들이 험프리 아저씨를 마음씨 따뜻한 사람이라며 치켜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가게에 대한 입소문이 옆 동네까지 퍼져나갔다.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으려고 빌 클린턴이나 마크 트웨인이 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에 직접 가서 얼굴을 보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여의치 않다면 험프리 아저씨처럼 입소문이 날 만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심지어 반드시 친절할 필요도 없다. 우리 동네에는 '성난 베이글'이라고 알려진 베이글 가게가 있다. 당연히 진짜 가게 이름은 아니다. 그냥 조금 친절하지 않은 점원들이 근무하는 정말 맛있는 베이글 가게다. 정확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시인한 것도 아니지만, 나는 이 가게의 점원들이 일부러 여러 해 동안 퉁명스럽게 굴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퉁명스러움이 자신들의 정체성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퉁명스러움이 가게 특징이자 입소문이 날 만한 소재가 되면서 고객들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여건상 정말 힘든 일이라면 브랜드의 특징이 담긴 행동을 취하라. 열 마디 말보다 강력한 액션이 입소문이 날 만한 이야깃거리를 낳을 수 있다.


다섯, 살아 움직이는 '진짜 입'들을 활용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직원들 역시 입소문 마케팅의 자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회사의 제품을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직원이라 해도 반드시 입소문 마케팅 활동에 잘 맞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 역시 여느 브랜드 홍보 대사들과 마찬가지로 타고난 인플루언서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갖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을 즐기며, 내면에 강한 동기와 열정을 지닌 직원들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활용하라. 그들이 진정한 인플루언서라면 밖으로 나가 자사 제품에 대해 공유할 기회를 선뜻 받아들일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마케팅 담당자보다 훨씬 더 능수능란한 마케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직원들은 회사의 제품에 대해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하루 일과를 끝마치고 회사 출입구를 나설 때까지 브랜드 홍보 대사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는 회사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바로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가 진정성을 가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만약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험프리 아저씨가 폭군인 것으로 드러나거나 성난 베이글의 점원들이 실제로는 소심하고 얌전한 성격이라고 밝혀진다면,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는 산산이 부서지고 볼썽사나워질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거짓 없는 이야기를 공유한다면 진실이 밝혀질까 두려워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섯, 소셜 미디어보다 막강한 그것을 주목하라


많은 전문가들이 당신의 회사가 '반드시' 갖춰야 할 디지털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이들의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잠재적 고객이 페이스북에 들어가 당신의 회사에 대해 찾았는데,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면 망신스러운 일이다. 더 안 좋은 경우는 고객이 당신네 회사와 비슷한 이름의 경쟁 업체를 찾은 경우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소규모 사업체 경영자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유용하다. 하루에도 수많은 플랫폼들이 태어났따가 사라진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등 많은 플랫폼들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리뷰 사이트'에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 도구들과 달리, 리뷰 사이트는 입소문이란 사슬의 고리와 같다. 사람들이 남들로부터 들은 내용을 확인하거나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리뷰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얼굴을 보며 하는 추천만큼 사람들을 크게 좌우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리뷰는 마케팅 담당자가 그토록 애써가며 내놓은 이야기들의 신뢰성이나 진정성을 손상시킬수 있는 힘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뷰 사이트는 'Yelp' 와 'TripAdvisor'이다. 물론 이 책을 출간한 지 몇년이 지난다면, 이 사이트들이 리뷰라는 영역에서 더 이상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내용은 두 곳뿐만이 아닌 모든 리뷰 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친구들로부터 특정 업체에 대해 여러 차례 들었다면, 특히 그 업체가 식당이나 소매점이라면 그는 자신이 들은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옐프의 리뷰를 쭉 훑어볼 것이다. 휴가 중에 식당이나 호텔, 영화관, 상점 등에 들를 것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휴가는 귀중한 시간이니 말이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의 웹사이트 개발 및 마케팅 대행업체인 엔젤스미스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 중 20%가 친구에게 들은 식당에 가볼지 결정하기 전에 추가적인 정보를 찾아본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설문 조사에서 23%가 옐프나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리뷰 사이트가 그들이 먹을 곳을 결정할 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가족이나 친구들의 추천을 제외하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다행히 이런 사이트에 올라온 악평 한 줄 때문에 사람들의 의견이 좌우되지는 않는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특히 온라인 리뷰를 살펴보는 사람들은 최고의 레스토랑일지라도 서비스나 음식이 별로인 날이 있으며, 운 나쁘게도 인터넷 트롤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옐프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그 업체의 고객이 될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8 ~ 12개 정도의 리뷰를 살펴본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뛰어들기 전에 소비자 만족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사이트에서 별 다섯 개짜리 평점을 받거나 완벽한 리뷰가 많이 달리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임계 질량'이다. 당신의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을 중화할 수 있을 만큼 만족한 고객들의 평가가 충분히 달려야 한다.

고객들에게 리뷰 사이트에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리뷰를 남겨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항상 그랬듯이 방해하거나 가로 막지 마라. 다만 온라인에 그들의 의견을 공유해달라고 정중히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옐프에서 귀하의 리뷰를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정말 기쁠 것입니다" 처럼 지극히 예의바르고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으로 권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이때 '좋은 리뷰'를 남겨달라고 요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뷰를 남기면 할인을 제공하는 것 또한 하수의 방법이다. 그런 방법은 거의 모든 리뷰 사이트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떳떳하지 못하고 속이 빤히 보이는 행동이다. 애초에 리뷰 사이트가 오직 별 다섯 개짜리 리뷰로만 가득 차 있다면 아무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당신의 고객들에게 그들의 경험을 공유해달라고만 요청하라.

직접 말하기가 불편하다면 이런 요청의 내용이 담긴 스탬프를 만들어 고객의 영수증에 찍어도 좋다. 선호하는 소통 방법을 자유롭게 활용하라. 고객의 경험을 침해하지 않는 한 무엇이든 괜찮다. 가게 앞문에 옐프나 트립어드바이저 스티커를 붙여 놓는 것도 이 사이트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리뷰를 남기라는 권유가 될 수 있다.

만약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정적인 리뷰가 달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케팅 담당자로서는 대응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누가 봐도 탁월한 문장력을 가진 사람이 있따면 적극적으로, 하지만 정중하고 공손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부정적인 리뷰에 직접 대응하는 것은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악의적인 리뷰를 보면 금세 알아차린다. 사람의 취향이나 선호도는 다양하고 어떤 업체든 어느정도 부정적인 리뷰가 달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러니 한두 건의 부정적인 리뷰 때문에 당황할 필요는 없다.


일곱, 작은 회사만의 독특한 유대감을 형성하라


앞서 언급했던 철물점 주인 험프리 아저씨는 휴가를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동네 사람들의 부름에 응답하느라 언제나 쉴 새 없이 바빴다. 물론 사람들은 당연히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침내 그가 가게를 접고 은퇴할 때가 됐을 때, 사람들은 그에게 진 신세를 갚기로 마음을 모았다. 9,000달러의 성금을 모아 험프리 아저씨 부부가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도록 항공권을 선물한 것이다.

한편 대기업 계열의 베이글 가맹점이 동네 쇼핑몰에 입점했을 때, '성난 베이글 가게'의 단골들은 의리를 지키려고 했다. '감히 어떤 놈들이 우리가 사랑하는 베이글 괴짜들을 대신하려는 거지?'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새로운 가게를 지나쳤고 여전히 성난 베이글 가게를 이용했다. 둘 중 어떤 가게가 아직까지 영업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만약 어떤 브랜드가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약속한 내용을 날마다 성실히 이행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자주 들러, 보다 많은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거 이상의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즉 당신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다. 

일단 여기까지 도달하면, 당신의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앞서 했던 말을 기억하라. 어떤 공동체든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인플루언서의 기질을 갖고 있다. 이 사람들이 일단 당신 브랜드의 애호가가 된다면, 그들은 일부러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적극적으로 옹호할 것이다. 물론 억지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랜 기간 브랜드와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쌓였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런 원리가 작용하는 예로 내가 자주 인용하는 것 중 하나가 티토의 핸드메이드 보드카다. 이 회사는 담보대출 사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텍사스 주 오스틴 출신의 지질학자인 티토베버리지가 자신의 친구들을 위해 만든 보드카가 마을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1990년대 중반이 되자 베버리지는 보드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술집 주인들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내 선반에 먼지가 쌓여가는 이름 없는 브랜드의 보드카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네."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베버리지는 포기하지 않고 기존에 유통되는 보드카들보다 더 맛있고 괜찮은 보드카를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레시피를 테스트하기 위해 동네 사람들을 수시로 초대해 맛을 보게 했다. 덕분에 그의 사업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심지어 보드카 맛이 별로였을 때조차 말이다.

마침내 레시피를 완성한 베버리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보드카가 술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한 잔 하러 나갔을 때 술집 주인에게 이렇게 말해 달라는 것이었다.

"티토의 보드카는 없나요? 우리는 그게 좋은데!"

마침내 손님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 술집에서 티토의 보드카를 들여 놓기로 결정했다. 사람들의 이 일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이 가게는 더 많은 양을 주문해야 했고, 티토의 보드카를 들여놓는 가게가 하나둘 늘어났다.

티토의 영악한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2012년, 티토의 보드카는 85만 병이 팔렸고 8,500만 달러어치 수익을 올렸다. 2014년까지 그의 회사인 피프스 제너레이션의 직원 수는 18명 정도에 불과했음에도 말이다. 사람들이 마치 자신들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처럼 관심과 주인 의식을 갖게 하면서, 베버리지는 자신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가진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었다.

앞서 입소문 마케팅을 제대로 실행하려면 3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자신과 관련 있다고 생각해야 하고, 그들이 지인들과 공유하고 싶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하며, 그 속에는 진정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바로 '유대감'이다. 유대감이 없이 성공한 브랜드는 없다. 그리고 규모가 작은 회사야말로 타깃 고객 혹은 잠재적 고객들과 유대감을 쌓아나가기 쉽다.

작은 회사라고 해서 입소문 마케팅을 못할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전통적인 광고에 비하면 적은 비용이 드는 만큼, 입소문 마케팅은 작은 회사에 안성맞춤인 전략이다. 약간의 창의력만 있다면 당신의 회사도 얼마든지 대기업들이 벤치마킹하고 싶어 하는 입소문 사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컨셉을 구입한다


'오토코마에 두부' 는 2005년 일본 두부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출시 2년 만인 2006년 매출 40억 엔을 돌파하고, 그해 닛케이 트렌드 선정 일본 10대 히트상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오토코마에 두부'란 다름 아닌 '남자다운 두부'라는 뜻인데요. 두부에도 남다른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중소기업 두부회사 사장님이 궁리해낸 것이 바로 '남자다운 두부'였습니다. 두유 농도를 높여 훨씬 고소하고 진한 맛을 냈고, 포장지에는 큼지막한 검은 색으로 '男' 자를 써넣어 '배신하지 않는다!' 라고 광고를 진행한 이 특이한 두부는 일반 두부의 세 배나 되는 가격임에도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구매동기 -> 소비자 인식(제품과 상표 + 감각적 경험) = 브랜드 이미지 -> 구매행동


인간의 인식은 언어 구속적이고 상징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소비자 인식에 해당하는 브랜드 이미지도 언어와 감각기호가 결합하여 형성됩니다. 앞서의 두부 사례에서도 남자다운 두부를 만든 회사에서는 제품을 차별화하려고 형태도 바꾸고 재료의 질도 높였으나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컨셉 없이 물리적 제품의 개선만으로는 맛이 달라졌다는 인식이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자다운 두부'라는 브랜드컨셉을 만들고 이에 따라 포장지에도 크게 자를 써넣자 소비자 인식에서 다른 두부와 차별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차별화된 브랜드(상표)와 물리적 제품의 맛의 개선이 결합되자 맛이 달라졌다는 것을 소비자가 비로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물리적 제품에 차별화된 두부 맛을 부여해도 이를 담아내는 그릇에 해당하는 브랜드컨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차별화된 맛을 인식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물리적 제품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소비자가 갖게 하려면 물리적 제품의 개선에 상응한 브랜드 컨셉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사야 할 이유는 물리적 제품에 대한 객관적 묘사로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두유 농도를 높여 훨씬 고소하고 진한 맛을 낸 두부'라고 물리적 제품을 언어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경우로서 이는 브랜드컨셉에 해당합니다. 

마케터는 소비자가 우리 제품을 '사야 할 이유'가 되는 컨셉이 있는지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과거의 컨셉이 이제는 더 이상 사야 할 이유가 되지 않았는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경영자는 '왜 이 사업을 하는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진지한 마케터라면 '나는 왜 이런 제품을 만드나? 소비자는 왜 이런 제품을 사는가?' 하는 근본적 질문으로 마케팅을 시작해야 합니다.


감각이 없는 개념은 공허하고 개념이 없는 감각은 맹목적이다


가끔 TV에서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봅니다. 한번은 민물다슬기를 넣어 끓인 올갱이국을 잘하는 가게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리포터가 주방에 들어가 음식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인 할머니가 달걀을 풀더니 그 위에 올갱이를 올려 놓으시는 겁니다. 리포터가 뭐하시는 거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이렇게 달걀 위에 올려놔야 안에도 올갱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올갱이가 가라앉지 않고 달걀물 위에 뜨도록 해 손님이, 아니 시청자가 직접 두 눈으로 올갱이를 볼 수 있게 한 겁니다. 손님이 올갱이국을 먹기 전에 올갱이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야, 음식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김은 바삭바삭하게 구워줘!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 우노 다카시는 지인이 하는 초밥 전문점에 갔다가 센스 있는 접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주문을 받은 주인이 요리사에게 '김은 바삭바삭하게 구워줘' 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지요.

초밥용 김을 바삭바삭하게 굽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요리사는 굳이 주인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바삭바삭하게 김을 구워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손님이 그 한마디로 인해 김을 먹었을 때의 바삭거리는 식감과 갓 구워낸 향기를 상상할 수 있었고 초밥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주인은 알고 있었던 것이죠. 서비스업의 대가들은 이렇게 기대를 높여 사용 경험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컨셉 개발 단계에서 소비자의 예상이나 기대가 사용 경험에 영향을 준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한마디로 '좋아 보이는 제품'을 제공하면, 소비자는 정말 '좋은 제품'으로 경험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컨셉을 만들 때 '좋아 보이는 제품'처럼 보이도록 해서 '기대치를 높여라'라는 뜻입니다. 


색, 해조소금


2006년 10월 태평소금에서 '섬들채'라는 해조소금을 출시했습니다. '맛있는 소금'이라는 컨셉으로 고급 소금으로 론칭했습니다. 이 제품은 다시마와 톳 추출물을 함수에 집어넣어 채취한 것으로 다시마와 톳은 조미료의 성분인 요오드가 풍부해 음식의 맛을 좋게 해줍니다. 수분이 증발하면 다시마와 톳의 성분이 소금의 결정에 달라붙어 갈색을 띠게 됩니다. 그래서 해조소금은 색깔뿐 아니라 맛도 일반 소금과 차별화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맛과 색깔(유형요소)의 차별화과 동시에 달성되었습니다.

섬들채 겉포장에는 '소금이 맛있다' 라는 문구를 넣었으며 뒷면은 투명 창으로 만들어 소금이 갈색인 것을 소비자가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대기업 브랜드보다 높은 가격으로 출시하였고 출시 직후에는 염전체험단을 2년 동안 무료로 진행하여 입소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고급 호텔과 고급 식당을 중심으로 납품하였습니다. 조금씩 섬들채란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대형 할인점에도 진출해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브랜드지만 차별화된 컨셉으로 소금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형, 쁘띠첼


CJ 제일제당의 쁘띠첼은 2002년 2월에 '상큼한 과일 디저트'라는 컨셉으로 출시되어 첫해 104억 원 그리고 다음 해에 2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히트상품입니다. 쁘띠첼은 투명용기 안에 과일 조각을 집어넣었고 손에 잡으면 특별한 촉감을 느끼도록 투명용기에 물결무늬를 주었습니다. 과일은 통조림 과일이지만 우뭇가사리로 만든 투명한 젤리 안에 넣어 생과일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소비자가 투명한 용기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이 생과일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죠.

소비자가 인식할 때 그것이 어떤 사물인지 인식할 수 있도록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야 유형성이 높아집니다. 언어로 표현할 때도 원형이 변형되었어도 원래 형태를 더 강조해서 말해야 합니다. 그냥 후춧가루가 아니고 '100퍼센트 통후추를 갈아 만든 후춧가루'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소비자는 스토리에 몰입한다


스토리 텔링을 잘 활용하면, 컨셉을 직접적으로 주장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스토리를 통해 컨셉을 스스로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스토리를 통해 컨셉을 스스로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훨씬 높아집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소비자의 심리적인 저항'이 사라지는 것이죠. 

그런데 한 가지, 브랜드 스토리를 고려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서 활용하다 보면 완성도 면에서는 좋지만 긴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여 기억시키려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간결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간결하면서도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컨셉을 전달하는 데 '익히 알고 있던 개념'을 활용하여 표현하는게 좋습니다. 스토리도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표적 고객이 스토리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동감 즉, 감정이입할 수 있는 스토리의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는 숨어 있는 지하자원같이 마케팅 자원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체험매장이 인기 있는 이유, 감각 변양


포장 소비재의 경우에는 포장을 뜯어야만 제품을 만지거나 향을 맡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견본품의 포장을 개봉하여 촉이나 향을 느끼게 해줄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은 제주에서 재배한 다양한 차를 오설록이란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선반에는 차를 전시하면서 티백을 담아둔 케이스도 같이 전시합니다. 고객들이 필요하면 케이스를 열고 차의 향을 맡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사용 시점에서 음미할 수 있는 향을 구매 시점에도 음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화장품의 경우에도 매장에서 견본품의 향을 음미하거나 피부에 발라보게 해서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에 매장과 잘 협력만 한다면 오감의 재료를 모두 활용할 수 있지요.

더 효율적인 방법은 감각의 변양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감각의 변양이란 하나의 감각 양상을 다른 감각 양상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입니다. 앞서 화장품 '후'에는 청각요소를 해금이라는 악기를 형상화하여 시각적으로 바꾸어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용각산의 경우에는 고운 입자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지만 용기를 흔들었을 때 소리가 없는 것을 들려주어 청각으로도 표현했습니다. 맛과 향을 표현할 때도 포장이나 광고에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고 그것을 음미하는 얼굴 표정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감각을 비벼내는 것은 언어 표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물을 두 개 이상의 감각 양상이 결합된 언어로 표현하면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집니다. '붉은 함성' 또는 '금빛 게으른 울음'은 시각과 청각이 결합된 표현입니다. 특히 소비재의 경우 브랜드명과 같은 상표 개발에서는 여러 감각 양상을 동시에 자극하는 표현이 효과적입니다. 하우젠의 김치냉장고 브랜드명 '아삭'은 싱싱한 과일이나 채소를 깨물 때 나는 소리로 싱싱한 맛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청각으로 미각을 표현하였으나 감각을 비벼낸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솔라돔의 실패, 광파오븐의 성공


새로운 브랜드 컨셉을 소개할 때는 기존에 익히 알려진 개념인 제품 범주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품 범주는 이 브랜드가 무엇에 필요한지, 즉 컨셉의 필요성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런 제품 범주에서 다른 브랜드들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를 알려주어야 하는데 이것이 종차입니다. 마케팅에서는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속성 또는 차별화된 편익이 되는 것이죠. 속성이란 제품이나 서비스의 물리적 특성을 말하며 편익은 이 속성으로부터 소비자가 얻는 혜택을 말합니다. 컨셉의 필요성은 제품 범주가 그리고 차별성은 차별화된 속성-편익으로 나타내게 됩니다. 

브랜드를 시장에 출시할 때는 제품 컨셉에 표적 고객과 제품 범주를 확정하여 포지셔닝을 해야 합니다. 출시 전에 정한 표적 고객과 제품 범주는 잠정적인 것이고, 출시 후 경쟁과 시장 환경에 따라 확정하면 이것이 포지셔닝이 됩니다.


지시와 암시가 잘 융합된 오설록 시리즈


오설록의 제품라인 중에 'scene of jeju'는 녹차에 특수 향이나 곡물을 혼합한 특수차 라인의 명칭입니다. 이 제품라인에는 배합한 향에 따라 '비의 사색', '금빛마중', '바람의 노래'와 같은 제품이 있는데, 각 제품의 포장에 '맛'과 '멋'이라는 항목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비의 사색'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의 사색 '멋'

비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찻김 사이로 퍼져 나오는 촉촉이 빗물 머금은 풀내음과 풋풋한 흙내음. 가만히 그 향을 심호흡하면, 비 온 후 아무도 찾지 않은 고요한 사려니 숲길을 산책하는 듯합니다.


비의 사색 '맛'

제주 삼나무 통에서 숙성한 삼다연의 풍미에 애플시나몬 향이 어우러진 오리엔탈 스파이시 블렌딩 티.


비의 사색 '멋'에서는 제품을 감성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제품을 암시, 즉 상징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비의 사색 '맛'에서는 제품을 객관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제품의 원료나 제조 방법과 같이 맛을 객관적으로 묘사(지시)한 것이죠. 이처럼 브랜드나 제품 설명에 있어서도 묘사(지시)와 상징(암시)이 서로 보완되도록 하면 소비자에게 더 좋은 호감을 얻고 구매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미안해하지 마세요


햇반은 결국 '편리한 밥'이 아니라 '맛있는 밥'으로 광고 컨셉을 변경합니다. '집에서 엄마가 해준 것처럼 맛있는 밥'이라고 강조해, 주부들이 햇반을 내놓는 데 대해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도록 만든 것입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만큼 햇반은 잘 만들었습니다"가 새로운 광고 카피였습니다.

이렇게 컨셉을 바꾼 결과는 어땠을까요?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폭발적이었습니다. '편리한 밥'이라는 컨셉이 제품을 사용하며 타인으로부터 받게 될 비난을 생각하지 못한 컨셉이었던 반면, '집에서 엄마가 해준 것처럼 맛있는 밥'이라는 컨셉은 비난을 두려워 하는 마음까지 세심하게 살펴낸 컨셉이었죠.


나가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고충이나 고통을 줄이려고 하거나, 즐거움을 강화하고 싶어 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컨셉은 이런 소비자의 직접적인 욕구, 일차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이상의 경지에 올라서야 합니다. 소비자의 감춰진 '사회적 욕구, 진짜 욕망'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비자는 제품을 사용하는 자신을 타인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는 은근히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거나 또는 자신을 감추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되죠. 자신의 아름다움과 관련해서는 아무리 꾸미지 않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해도 타인의 시인을 얻고자 하는 욕구와 상충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제품을 사용하는 자신을 지켜보는 타인에게 칭찬을 구하고 비난을 피하려는 욕구, 이것이 바로 소비자의 사회적 욕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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