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컨셉션


브랜드 컨셉션은 실체의 본질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브랜드 실체를 은폐, 왜곡하지 않는 컨셉, 겉만 번지르르한 이미지로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는 컨셉. 그것이 최선의 컨셉이다.

소위 말하는 차별화나 크리에이티브는 실체의 본질을 어떠한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멋지게 나올 수 있다.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실체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숙고해보는 것. 혹은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것이 '왜' 그래야 하는지 본질적 성찰을 던져보는 것. 그리고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일을 하는지를 깊게 고민해 보는 것. 그것이 진정 차별화된 컨셉션의 시작이다.


결국 제대로 된 컨셉션은 '소비자', '업의 본질'이라는 두 축을 강력한 버팀목으로 상정해야 한다. 업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위한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소비 시민'을 위한 본질적인 컨셉이 필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컨셉의 궁극적 존재 이유는 바로 '사람'이다. 방금 언급한 두 축의 개념은 자연스레 다음의 질문들로 이어진다.


BEAT


1. 해당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2. 목표 소비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3.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4. 최적의 컨셉은 무엇인가?


이상의 질문은 내가 브랜드나 기업, 혹은 어떠한 영역에 있든 컨셉을 만들 때 뺴놓지 않고 던졌던 질문들이다. 이 컨셉션 방법론을 나는 'BEAT'라고 부른다. 'BEAT'는 당연한 것들을 비트는 컨셉 공식이자, 진정한 차별화를 위한 이기는 컨셉 방법론이다. '업'은 언제나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집에 가서 밥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식당'이 생겼고, 충치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어 '치과'가 생겼다. 사람들이 지닌 저마다의 욕망을 해소해주는 창구로서 업이 생긴 것이다.


업을 정의하는 데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떠한 욕망을 가진,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 하는 문제다. 고객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업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고, 그래야 업을 실천하는 우리가 누구인지 명확히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Business Definition

업의 본질 정의

우리 고객은

어떤 사람들인가? 

카페에서 일하는

스마트 디자이너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스마트 워크 지원 공간 

Experiential Problem

고객 경험상 문제점 

고객들은 무엇을

불편해 하는가? 

노트북, 핸드폰 배터리가

금방 방전된다. 

Actual Solution

실질적 해결 방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콘셉트를 많이 만든다.

 Thrilling Concept

전율을 일으킬 컨셉

업의 존재 이유 

'에너지 충전 카페'

ex. 전기 충전, 몸의 에너지 충전 


BEAT 컨셉션을 통한 '에너지 충전 카페' 도출 예시


전율을 일으킬 컨셉


상기한 모든 과정을 거쳐 도출된 종합 명제를 통해 업의 존재 이유를 재정의해 볼 차례다. 이를 통해 복수의 컨셉 후보안들이 도출되면, 최적의 컨셉을 선정하기 위한 평가 과정을 거친다. 컨셉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업의 본질과 얼마나 강하게 연관'돼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아무리 멋있고 좋아보이는 컨셉이라도 업의 본질과 연관성이 미약하다면 과감히 포기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아무리 인지도를 높여 주고, 컨셉에서 파생되는 컨텐츠가 아무리 많은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낸다 해도 연관성 부족으로 매출 진작에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부적합 판정을 내려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감동시켜 저절로 지갑을 열게 하는, 그래서 매출을 제고할 수 있는 컨셉이 가장 훌륭한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살펴야 할 기준은 '실행 가능성'이다. 아무리 좋은 컨셉이라도 현실적으로 구체화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면, 아깝더라도 폐기 처분해야 한다. 실행 가능성은 인력, 자본, 시스템 등 내부 조직의 역량과 시장 내 현실 등 각자 상황에 맞는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다음 검토해야 할 기준은 '차별성'이다. 고객과 업에 대한 본질적 탐구에서 추출되는 아이디어들은 자칫하면 매우 일반적인 컨셉으로 기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별성은 내부 임직원, 고객, 전문가 들이 평가하는 경쟁사 대비 차별성 정도를 집계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기아 자동차의 멤버십 리브랜딩 사례


 보상(Reward)

브랜드 카테고리와 관계없는

상품, 서비스 혜택 제공 

대다수 브랜드들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부분

 리베이트(Rebate)

매 구매 금액당 일정 비율의

현금, 포인트 등 제공 

 감사(Appreciation)

해당 브랜드 안에서

상품, 서비스 혜택 제공 

기아 자동차가 향후

집중해야 할 부분 

 제휴(Partnership)

브랜드 카테고리와 연관성 높은

타 브랜드와 제휴하여

할인 및 서비스 제공 

 친근함(Affinity)

동호회, 클럽을 만들어

고객 관계 구축 및 구매 유도 


멤버십은 기본적으로 자사 제품을 구매한 사람에 한해 제공된다. 멤버십의 대상은 언제나 소비자가 아니라 고객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기아자동차 멤버십의 대상은 기아자동차 차량을 직접 구매한 고객이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한 '리멤버십'의 기본은 브랜드 충성도 제고를 목표로 해야 한다. 강력한 충성도는 반복 구매를 유도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자동차 자체가 좋아야지 혜택이 얼마되지도 않는 멤버십 서비스로 값비싼 자동차를 반복 구맨하게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니까.


요약해 보면, 내 차가 생겼다는 기쁨의 '설렘'과 차량의 노후화, 사고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 두 가지 감정선을 잘 디자인할 수 있다면 멤버십 브랜드의 브랜드의 프로그램은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설 수 있으리라. 어느 동료가 말했다.


"설렘과 기쁨이 넘치는 고객한테는 그 감정을 배가시킬 수 있는 더욱 강화된 '환영'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차 걱정에 빠져 있는 고객에게는 '안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어떨까요?"

이후 우리는 다양한 '안심 프로그램'과 '환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기아레드멤버스의 서비스 내용을 완성했다. '첫 차 느낌'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겠다는 컨셉은 이제서야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마련으로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이다.

자동차를 판매하고 나면 고객과의 관계가 거의 유지되지 않는 것이 그간 자동차 회사들의 관행이었다. 기아자동차는 그러한 고객들의 비판과 불만을 잠재우는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고객의 자동차 생활을 지원하고자 '환영'과 '안심'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고객들로 하여금 '첫 차 느낌'을 회복시키는 '리디자인' 브랜드가 되는 것과 동시에, 기업 차원에서도 전 조직을 '리디자인' 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멤버십을 브랜드 카테고리와 거의 무관한 '보상'의 영역과 '리베이트'의 영역에서만 제공하고 있었다. 멤버십을 넘어, '리멤버십'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다수 기업들이 접근하는 멤버십 관리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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