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은 왜 업데이트를 무한 반복할까?


일은 아무리 100%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90%, 혹은 80%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바꿔 말하자면, 처음부터 100%의 결과물을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개발자는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된 이후에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제품의 질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다. 처음부터 100%의 결과물을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나중에 보면 수정해야 할 요소들이 반드시 발견된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틀렸다는 소리가 아니다. 업무 완성도가 떨어지는 직원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다 마감 기한에 쫓겨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전체 기간을 다 쓰고도 일을 끝내지 못한다면 상사의 신뢰를 잃고 말 것이다. 결과물의 질이 낮아 비난을 받는 것보다,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낙인 찍히는 것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


모든 일은 반드시 수정하게 되어 있다


기억하자. 모든 일은 반드시 수정하게 되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단지 IT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업무 보고 자료도 예외는 없다. 그러니 세세한 부분에 신경 쓰지 말고 큰 그림을 먼저 그려본다. 프로토 타입을 제작해보는 것이다.


시간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결정적 실수


내게 있어서 10시에 하치 동상 앞에서 만난다는 말은 9시 30분에 츠타야 서점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히 나는 10시까지 하치 동상 앞으로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9시 30분까지 스타벅스로 가기 위해 집을 일찍 나서게 된다. 지하철이 연착되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해도 약속 시간에 맞출 수 있다.

주어진 마감일보다 더 앞서 자신만의 마감일을 정하라. 역설적이게도 마감일을 지키려고 하면 지킬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마감일 전에 끝내려고 하면 마감일을 지킬 수 있다. 마감 당일을 골인 지점이라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일류를 만든다


시간을 지배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1)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다.

리스크 측정, 즉 마감 기한을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아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일을 끝내지 못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마감 직전 상황에 와서야 "끝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일정 연장을 일찍 요청하면 어떻게든 수습이 가능하지만, 마감 직전에 보고하면 뒤처리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마감일을 앞당겨 일을 끝내면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2)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프로토타입이란 간단히 말해서 70 ~ 80점 정도의 완성도를 지닌 시제품을 말한다. 윈도우 95는 출시 당시 버그가 3,500개 있었다는 일화를 떠올려보자. 세세한 부분은 나중에 고칠 수 있다. 그러니 먼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버그는 절대로 0이 될 수 없다. 허용 범위를 넘어선 치명적 오류가 아닌 이상 일단 내버려두라. 버그를 일일이 수정하다 보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골인 지점에 도달할 수 없다. '평가 공포증'을 이야기하면서 언급했듯이, 100점짜리 결과물을 만들어내려고 애쓰다 보면 스스로의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상사의 기대에 응할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이래서는 일을 끝낼 수 없다. 모든 일은 반드시 수정하게 되어 있다. 결과물이 70점 혹은 80점 짜리라도 상관없으니 일의 전체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하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업데이트를 반복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빨리 전체 그림을 그리고, 남은 시간에 천천히 개선과 보완을 거듭하는 편이 낫다.


3) 오차에 대응할 수 있다.

'오차 대응'에 대해서는 친구와의 약속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친구와 10시에 만나기로 했다면 9시 55분까지 약속 장소로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9시 30분까지 근처에 가 있는 것을 목표로 하라. 9시 55분까지 도착하려고 하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약속 시간 30분 전에 근처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움직여라. 내게 있어서 10시에 시부야에서 약속이 있다는 것은 9시 30분에 츠타야 서점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시간 관리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 세 가지 이점은 분명 당신의 업무적인 성장을 도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로 인해 당신은 일을 맡기면 안심할 수 있는 사람,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변 사람들에게 심어줄 것이다. 즉,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일단 만들면 미래가 바뀐다


어떤 기획을 구체적으로 형상화시켜나가면, 기회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프로토타입은 설령 완성도는 떨어지더라도 한정된 시간에 제품의 본질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며, 효율적인 시간 관리의 기본이다.


2 대 8 법칙으로 스타트 대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일단 가장 먼저 '반드시 마감을 지킨다'라는 전제로 일정을 짜야 한다. 그렇게 하면 업무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1) 검토할 시간을 2일 달라고 요청한 후, 일을 시작한다. (마감일을 지킬 수 있을지 예측하는 기간)

2) 2일 동안 총 업무량의 80%를 끝낸다.

3) 2일 동안 총 업무량의 80%를 끝내지 못햇다면, 기간 연장을 요청한다.


업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마감일을 지킬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경험에만 비추어 생각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이럴 때는 먼저 상사에게 검토할 시간을 2일(전체 기간 중 20%에 해당하는 기간)달라고 요청한 뒤, 전력을 다해 일을 시작하라. 1)번은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기간인 동시에 마감일을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 예측하기 위한 기간이기도 하다. 

2일 동안 총 업무량의 80%를 끝냈다면 "열흘이면 충분하겠습니다"라고 상사에게 보고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이 일은 마감일을 지킬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것은 빠를수록 좋으니 필요하다면 이 단계에서 요청하자.


로켓 스타트를 해야 하는 진짜 이유


여기서 말하는 2일이란 전체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전체 기간이 10일이면 2일, 5일이면 1일, 3일이면 반나절, 하루면 세 시간으로 전체의 20%로 잡으면 된다. 중요한 건 기간이 아니라 일을 시작하자마자 로켓 스타트를 실천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힘들게 스타트 대시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신의 라스트 스퍼트 지향성을 교정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겠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부터는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을 철저하게 실천해나가야 한다. 덧붙여 로켓 스타트를 실천할 때의 요령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업무가 결정되면 바로 착수해야 한다.

사람은 일을 할 때 누구나 불안해한다. '마감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 어쩌지?' '제대로 하고 있기는 한 건가?' '상사가 원하는 수준으로 끝마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하지만 로켓 스타트를 실천해 일을 시작하면 문제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초반에 대부분의 업무를 끝낼 수 있다. 그 순간을 체험하고 나면 당신의 눈에 비치는 경치가 180도 달라져 있을 것이다. 꼭 그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


로켓 스타트 활용법 1 : 업무 쪼개기


장기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렵지 않다. 업무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분류하면 된다. 출판사 편집자의 업무를 예로 들어보자. 소설처럼 작가의 집필에 시간이 걸리는 책일 경우, 한 권의 책을 쓰려면 1년이 꼬박 걸린다. 그때는 아래와 같이 일을 크게 세 종류로 나누는 것이다.


분류 1: 원고 집필 → 5개월

분류 2: 원고 수정 → 3개월

분류 3: 최종 검토 및 인쇄 공정 → 4개월


이렇게 3등분 한 일을 다시 각각 3등분한다.


5개월(150일) 프로젝트 = 50일 x 3

3개월(90일) 프로젝트 = 30 x 3

4개월(120일) 프로젝트 = 40 x 3


이제 마지막이다. 위의 항목을 다시 10일 ~ 16일 단위로 나눈다.


50일 프로젝트 = 16일 x 3

30일 프로젝트 = 10일 x 3

40일 프로젝트 = 13일 x 3


이제 1년 장기 프로젝트가 10일 ~ 16일 단위로 분류되었다. 여기까지 오면 나머지는 간단하다. 이제부터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을 실천하면 된다.

작은 단위로 나눠진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편집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책의 기획, 내부 회의, 집필 의뢰 등의 단계를 거쳐 실제 집필이 시작되기 까지 16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따라서 각각의 일들을 모두 로켓 스타트로 시작한다.

작은 단위의 일을 하는 동안 더 작은 단위의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획서 작성 같은 하루 단위의 업무들이다. 이 경우에는 2 대 8 법칙을 적용해 오전 중에 총 업무량의 80%를 끝내고 오후에 나머지 20%를 마무리한다.


그보다 더 작은 단위의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작가에게 집필을 의뢰하는 이메일을 쓰는 등의 일인데, 세 시간이면 충분히 해결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렇게 사소한 일 역시 로켓 스타트로 시작한다. 한 시간 동안 업무량의 80%를 끝내고 두 시간 동안 나머지 20%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하면 어떤 장기 프로젝트라도 반드시 목표한 기간 안에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로켓 스타트 활용법 2 : 하루 쪼개기


이번에는 복수의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 어떻게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을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복수의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에는 하루를 작은 단위로 쪼개면 된다. 하루에 열두 시간 일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한 가지 이상의 중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 나는 오전 4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일을 한다. 어떻게 그렇게 일하느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중간중간 낮잠도 자고 오후부터는 여유 있게 일을 하기 때문에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내게는 점심 식사 이후가 휴식 시간인 셈이다.


중요한 업무 몇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겨웅, 아래의 그림처럼 하루를 오전, 오후, 밤으로 3등분 한다. 그리고 총 업무 시간 열두 시간을 쪼개 각각 네 시간씩 할당한다. 오전에는 A책을 편집하고 오후에는 B책을, 그리고 밤에는 C책을 편집하는 식으로 일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통상적인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을 네 시간 단위로 축소시킨 것이다. 기본은 동일하다. 이메일 확인이나 전화 응대, 회의 참석 같은 사소한 업무는 여유 시간에 처리한다. 하루에 세 가지 일을 병행해서 진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일 사이사이에 수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잠은 뇌의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뇌를 활성화시키자.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여전히 멀티태스킹은 금지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A 업무를 하고 있을 떄 B업무나 C업무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붙잡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먼저 시작한 일을 끝낼 수 없다.


잠들기 전 5분, 체크 리스트


당신에게 묻고 싶다. 지금까지 살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무언가 바뀐 적이 있는가? 당연히 없을 것이다. 이제 결단하고 행동할 때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 정도의 각오는 필요하다. 갑작스럽겠지만 오늘부터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 자기 전에 내일 할 일에 대한 체크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절대 나중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 체크 리스트가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다. 체크 리스트의 구체적인 작성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나는 체크 리스트의 내용을 노트에 직접 기록한다. 문서 작성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쓰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컴퓨터는 전원을 켜야 하고 스마트폰은 배터리가 떨어지면 쓸 수 없다. 하지만 노트는 언제나 손닿는 곳에 두고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트를 펴고 페이지의 왼쪽에는 체크 박스를 그리고 오른쪽에는 해야 할 일의 내용을 쓴다. 중요한 것은 일을 15분 정도면 쪼갤 수 있는 작은 단위로 나누는 것이다. 리스트 작성은 이걸로 끝이다. 매일 밤 자기 전, 5분만 투자하면 완성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간단해 보이는 리스트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크 리스트가 있으면 업무를 차례대로 처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업무 처리 속도가 상승세를 타기 떄문이다. 당연히 업무 능률도 오른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체크 리스트는 내일 해야 할 일이다. 즉, 당신은 하루 업무량의 80%를 오전 중에 끝내야 한다. 출근하자마자 체크 리스트에 적힌 업무들을 부지런히 처리하자. 아마도 오전 중에 대부분의 일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하루의 할 일이 세 가지 정도라면 일을 끝내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릴 것이다. 분명 일을 하고 있는데도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15분 단위로 나눈 후 하나씩 체크해나가며 처리하면 일이 줄어들 때마다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업무 능률도 올라간다. 이 흐름을 놓쳐서는 안된다.


체크 리스트가 끝이 아니다. 당장 내일 아침부터 해야 할 일에 대해 말하겠다. 내일부터는 출근하기 전에 업무를 시작하라.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출근 전에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나 역시 매일 그렇게 하고 있다. 차를 타고 출근하는 도중에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다음엔 그렇게 해보는 게 좋겠다' 하고 프로그래밍에 대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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