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오더, O2O 서비스의 막을 열다


온라인 주문과 음료 제조의 시간 차를 잡아라

사이렌 오더를 도입했을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는 시간과 음료 제조 시간 사이의 불일치였다. 고객이 매장 바깥에서 음료를 주문했다고 가정하면 과연 언제부터 음료를 만들어야 할까? 너무 일찍 만들면 고객에게 전달될 때 음료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고, 너무 늦게 만들면 고객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단순히 고객의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매장과의 거리를 계산해 도착 시간을 어림할 수도 있지만, 고객이 매장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헤맬 경우 문제가 되었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물건 하나를 사고 오거나 잠깐 화장실에 들렀다 오는 정도의 시간조차도 음료 품질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오는 정도의 시간조차도 음료 품질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이 매장에 들어섰을 때 제조를 시작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이 매장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고주파 음이었다. 스타벅스 매장은 각기 주파수가 다른 고주파 신호를 매장 안에 내보낸다. 이 신호는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스마트폰 마이크는 인식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이 이를 인식하면 어느 매장에 들어왔는지 정보를 전송한다. 이 정보는 POS로 전달된다.

기술적인 혁신을 도입하고 앱을 개선함으로써 고객의 이해와 사용 빈도는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일단 고객들이 사이렌 오더를 써보면 편리성에 쉽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즉, 관건은 고객들이 이를 써보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파격적으로 '사이렌 오더 데이' 이벤트를 전개했다. 서비스 런칭 1주년을 맞아 사이렌 오더로 주문을 하면 주문한 음료 수만큼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증정했다. 고객들은 동료나 친구들에게 "사이렌 오더 할 줄 알아요? 주문 좀 대신 해줄래요?" 하며 관심을 보였고, 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주변 고객에게 확산되었다.


경험에서 시스템으로, 고용 개혁 프로젝트


좋은 인재를 스타벅스로, 채용 프로세스 개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는 몇 가지 독특한 인력 운영 기준이 있다. 

먼저 '333'제도다. 최대 3번까지 입사할 수 있고, 입사하면 최소 3개월은 근무해야 재입사할 수 있으며, 재입사를 하려면 퇴직 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내 딸처럼 2개월만 근무했다면 재입사를 할 수 없다.

다소 빡빡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규정 때문에 파트너들은 퇴직 여부를 무척 신중하게 결정한다. 지금은 사정이 있어 퇴직을 해야 하지만 추후 재근무할 여지를 두기 위해서 입사 후 최소 3개월은 채우려고 하고, 퇴직일까지 근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성실한 근무 평가도 재입사 요건이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는 실시간으로 관리자 레벨에서 공유되므로 1,000개 매장이 1개 매장처럼 움직인다.

파트너가 같은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에도 제한이 있다. 최대 상한선은 24개월이고, 18개월이 지나면 매장 이동 배치 우선 순위로 분류된다. DM은 이들과 면담을 통해 가급적 희망하는 매장 중 출퇴근 기준에 부합하는 매장으로 인사 발령을 낸다. 한 매장에 오래 근무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한편, 새로운 경험을 부여해 파트너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도전 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모든 파트너가 일을 즐기며 꿈을 품고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발적 동기 유발이 가능하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시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인력 운용 원칙도 바로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도전 의식을 충전시키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성공 핵심 요소


첫째,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기업의 가치 즉, 스타벅스 사명에 충실했다. 하워드 슐츠가 처음 스타벅스를 창립했을 때,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서서 온워드를 추진했을 때,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서서 온워드를 추진했을 때 최우선으로 고민한 스타벅스의 사명을 따랐다. 고객에게 스타벅스 매장을 제3의 공간으로 제공하고, 가장 자유롭고 편안하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려는 사명을 지키고 실천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수익만을 좇아 영업이 잘될 것 같은 중심지에 작은 규모의 점포를 내지 않고, 최소 70평 이상의 넓은 매장을 오픈했다. 매장 안에는 고객이 가장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가죽 소파를 들여놓고, 널찍한 원목 테이블을 배치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호텔이나 고급 주택에서 볼 수 있는 고급 조명과 벽화 등으로 인테리어를 꾸며, 단순히 커피를 파는 장소가 아닌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둘째, 고객을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소통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우리는 수많은 고객의 클레임에도 불구하고 진동벨을 도입하지 않았다. 판매자 입장에서, 음료가 준비되었으니 빨리 음료를 받으러 오라는 개념의 호출 서비스는 우리 생각 과는 맞지 않았다.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해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라는 멤버십 제도와 '콜 마이 네임' 서비스를 도입했고, 고객을 가장 친한 친구처럼 부르는 소통 마케팅을 선보였다.


셋째, IT 혁신이다. 특히 1인 스마트폰 시대에 적합한 모바일 혁신을 추진했다. 고객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파트너와의 소통까지 모바일로 연결했다. 이제 고객은 더 이상 매장에서 길게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매장 밖에서도, 차량 안에서도 주문 가능한 O2O 서비스, 사이렌 오더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는 고객이 모바일로 스타벅스를 즐길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선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고, 잃어버릴 염려 없이 포인트와 e-스티커를 모을 수도 있다. 모바일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 채널을 만든 것이다.

파트너의 육성, 업무 소통, 경영관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업무용 모바일 앱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모든 매장 업무를 디지털 시스템으로 수렴해 디지털 매장 경영의 초석을 마련했다. 또한 게임 방식의 교육, 애니메이션이 가미된 동영상 교육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해 전국에 분산된 파트너를 교육한다. POS 단말기의 최적화, 라벨 프린팅, 모바일 인트라넷은 매장을 표준화했다. 파트너들은 자신의 급여를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건 사고, 위생 문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수평적 보고 문화와 사이렌 119, MOST를 활용한 주간 평가 시스템, 매장의 모든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토어 365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는 즉각적으로 진행된다. 보고 체계에 시간을 빼앗기는 대신 권한 위임을 통해 바로바로 의사 결정 체계를 움직이는 서비스를 실현했다.


넷째,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적극 구사해 한국 문화와 사회 환경에 맞게 한국의 옷을 입힌 매장과 상품을 개발했다.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그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담은 벽화, 조형물을 설치해,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미국에서 개발된 음료를 그대로 들여오지 않고 수많은 실험과 레시피 개발을 통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료로 재개발하는 전략을 고집했다. 더 나아가 한국의 지방 특산물을 이용한 음료를 개발해 한국인의 입맛뿐 아니라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문경 오미자 피지오는 농산물 신상품 대상을 받는 큰 영예까지 누렸다. 한국적 디자인을 가미한 혁신적인 MD도 쏟아넀다. 임산부 선물로 각광받은 청양 머그 시리즈, 봉산탈춤을 새겨 넣은 머그까지, 새로운 MD가 출시될 때마다 이른 아침 스타벅스 매장에는 MD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다섯째, PR(Public Relationship) 전략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늘 우리의 이웃과 함께하자는 사명을 실천했다. 커피 찌꺼기를 전 매장에서 수거해 퇴비로 재생산하는 리사이클 시스템을 선보였고, 우유 파동이 벌어졌을 때에는 낙농 업계를 돕기 위해 '우유 사랑라테' 마케팅으로 우유 소비를 촉진했다. 이 프로모션은 전 업계로 확산되어 낙농 업계가 큰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작은 원두의 위대한 힘을 믿습니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커뮤니티 스토어를 오픈해 어려운 환경의 젊은 인재들을 육성하는 일에도 동참했다.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지역사회에 수익금을 기부하고, 1만 명의 파트너가 전국 곳곳에서 재능 기부와 사회봉사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면서, 한국인의 마음속에 진정한 사회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여섯째,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했다. 청년 실업 문제 해소와 지방 인력 고용 창출을 위해 ASM-T 대졸 공체 제도를 도입했고,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 서비스업 최초로 매장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바리스타, 장애인 최초 부점장을 탄생시켰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확산되어 서비스업 어느 곳에 가더라도 장애인이 근무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육아와 양육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인력의 재고용 프로그램인 리턴맘 제도를 도입해 확산시키기도 했다.


일곱째, 고객 존중 프로그램의 시행이다. 고객의 요구에 기계적으로 Yes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저스트 세이 예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CV' 같은 캠페인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고객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여덟째, 인사 시스템의 혁신이다. 서비스업 특성상 인력의 순환이 빨라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고, 제조업 대비 3~4배 높은 인건비로 매장 효율을 얻기 쉽지 않은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인력 표준 모델을 구축하고 인사관리 업무를 시스템화해 인적 자원의 안전성을 높이고 파트너의 숙련도를 강화했다. 이는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바로 파트너다. 스타벅스의 성공 신화를 만든 주인공은 1만 명의 파트너였다. 비록 세간에서 흔히 들이대는 핵심 인재의 잣대에는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스타벅스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커피 하나만을 생각하며 묵묵하게 전국에서 일하고 있는 파트너들이야말로 스타벅스 성공의 진정한 주역이다. 만약 당신의 작은 기업이 시간을 지나 성장을 거듭하면서 제2의 스타벅스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그래서 변변치 않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하나만 알려달라고 조언을 구한다면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그 무엇보다도 함께 하는 직원, 파트너의 소중함을 항상 가슴에 새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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